국내도 독감백신 품귀 사태… 일부 보건소 재고 ‘바닥’

  • 입력 2003년 12월 14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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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푸젠(福建) A형’ 독감으로 인해 국내에서 뒤늦게 독감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보건소에서는 백신이 바닥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취재팀이 14일 서울 경기 지역의 보건소와 소아과 등을 취재한 결과 백신이 남아 있는 곳이 많았으나 일부 보건소 등에는 백신이 동이 났다.

서울 서초구 보건소는 준비한 백신이 바닥난 상태라 뒤늦게 백신을 찾는 구민들을 위해 백신을 추가 주문하기로 했다.

이 보건소 배은경 소장은 “당초 준비한 2만3000여명 분이 10월 중순 바닥나 추가로 1000명 분량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와 강서구 등의 보건소도 현재 예방 백신이 바닥난 상태다.

경기 성남시의 경우 분당구와 중원구 보건소는 독감 백신이 바닥났으나 수정구 보건소에는 약 20여명 분이 남아 있는 상태.

서울 광진구 보건소는 현재 매일 10명 이상이 접종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놓고 있다.

병원과 의원에는 아직 백신이 남아 있다. 서울 노원구 을지병원은 현재 80명분의 백신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작구 사당동의 H소아과의 경우 현재 600명 분량이 남아 있다. 이 소아과는 올해 예년보다 2배가 넘는 5000여명 분량을 주문했다.

접종 후 항체가 생기는 기간을 2주에서 1주로 단축시켜 기존의 백신보다 2배 정도 값이 비싼 백신도 남아 있다.

제약회사인 글락소미스클라인(GSK) 관계자는 “접종 후 항체가 생기는 기간을 단축한 ‘플루아릭스’를 12만명 분량 정도 풀었으며, 이 중 6만∼7만명 분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올해 독감 예방백신을 맞은 사람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여파로 지난해 900만명에서 크게 증가한 1500만명 정도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봄 ‘올해의 독감’을 발표하며 이를 근거로 제약회사들이 백신을 만들어 공급한다. 올해는 파나마 A형, 뉴칼레도니아 A형, 홍콩 B형 등 3종의 독감 바이러스가 지정됐다.

푸젠 A형 독감은 파나마 A형의 유전자가 사람의 몸속에서 ‘소변이’를 일으킨 바이러스다. 따라서 독감 예방백신을 맞더라도 50% 정도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독감 예방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할 사람은 △만 5세 이하 어린이 및 만 65세 이상 노인 △호흡기 질환자 및 만성질환자 등이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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