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네덜란드]'새가슴'은 스타가 될수없다

  • 입력 2003년 12월 14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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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트호벤은 11일 챔피언스리그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스페인 데포르티보를 3-2로 꺾었다. 그러나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번이 무려 8번째 2라운드 진출 좌절. 승점은 데포르티보와 같은 10점이었지만 골 득실차에서 밀린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1라운드에서 승점 10점을 얻으면 2라운드에 진출하는 게 보통. 하지만 아인트호벤은 3위에 머물렀다. 승점 10점인 팀이 떨어진 것은 챔피언스리그 사상 3번째. 반면 바이에른 뮌헨, 레알 소시에다드 등 5팀은 두자릿수 승점을 얻지 못했는데도 16강에 진출했다.

이상하게도 아인트호벤은 아슬아슬하게 16강행 열차를 놓친 경우가 많았다. 물론 결정적인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해 어이없이 탈락한 경우도 허다하다. 97년에는 바르셀로나와 뉴캐슬을 제치고 조 2위를 차지했지만 하필이면 그때 조 1위만 16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어 탈락하기도 했다.

아인트호벤의 부진은 네덜란드리그가 챔피언스리그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톱3(아인트호벤,아약스,페예노르트)와 나머지 클럽들의 수준 차이가 너무 크다. 지난주 아인트호벤이 볼렌담을 7-0으로 물리쳤는데 이런 스코어는 다른 리그에서는 보기 드물다.

데포르티보전에서 또다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골게터 케즈만은 금년에도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하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 전 “내가 골을 넣지 못하면 아인트호벤은 16강에 못 나간다”고 했던 자신의 말이 적중한 셈이다. 케즈만이 챔피언스리그 1294분 동안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유럽 강팀으로 이적하고 싶어 하는 그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케즈만뿐 아니라 이영표, 박지성도 아쉬운 경기를 했다. 이영표는 전반전 몇 차례 상대선수를 놓쳐 데포르티보에 득점찬스를 줄 뻔했다.

박지성의 경우는 심각했다. 그는 첫 골로 연결된 패스 말고는 제대로 경기를 풀지 못했다. 공을 받으면 상대방에게 금방 빼앗기고 몸싸움에서도 밀렸으며 패스미스도 잦았다. 이에 관중들이 야유를 하자 그때부터는 공을 받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지난 UEFA컵 케른텐전에서 부진했던 송종국과 비슷하다. 송종국은 당시 몇 차례 패스미스로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자 경기 내내 허둥댔고 이후 주전자리를 빼앗겼다. 박지성도 이런 처지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따지기 좋아하는 네덜란드인들의 야유에 기죽지 말고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최삼열 통신원 sammychoi@hotmail.com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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