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겨울타는 피부 찬바람에 몸살

춥고 건조한 겨울엔 피부도 쉽게 메마른다. 평소 특별한 증세가 없던 건성 피부의 사람이나 아토피 환자들도 이맘때면 피부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수난의 시기이다. 피부를 덮고 있는 각질층이 약해지면서 수분을 끌어당기는 피부보호막이 손상을 받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겨울철 살을 에는 바람은 사람의 얼굴을 붉게 만들기도 한다. 추운 곳에서 잔뜩 수축됐던 피부 속 혈관이 따뜻한 곳에서 확장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겨울철에 특히 잘 생기는 피부건조증과 얼굴홍조증의 예방법에 대해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김미연 교수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광훈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피부건조증=겨울엔 피부가 지성인 사람도 팔이나 다리 등의 피부가 거칠어지고 흰 비늘 같은 각질이 일어날 수 있다. 더구나 피부에 있는 염증세포가 가려움을 유발하는 히스타민을 분비해 팔 다리 부위에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목욕을 자주 하거나 비누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것도 피부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는 피부 표면에 수분을 머금는 지방막이 손상을 받아 각질층이 수분 증발을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욕보다는 10∼15분 정도의 간단한 샤워가 적당하다. 비누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거나 세척력이 약한 유아용 비누를 사용한다. 특히 피부건조증이 있는 사람이 때를 미는 것은 금물. 각질층을 파괴시키므로 건조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실내온도는 20도 정도로 유지하며 가습기를 이용해 습도를 높여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근 미국 피부과학회에선 40도 이상의 물은 피부 지방막을 파괴시켜 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목욕 후 수건으로 몸을 닦을 땐 수건을 몸에 톡톡 두드리면서 닦는다. 또 피부에 물기가 남아있을 때 로션 크림 오일 등의 보습제를 발라준다.

한편 잠을 잘 때 내복을 입으면 몸을 건조하지 않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가려움 때문에 긁거나 소금물로 씻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증세를 더 악화시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얼굴홍조증=얼굴 홍조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부끄럽거나 화가 났을 때도 얼굴이 붉어질 수 있다. 이때 생기는 ‘얼굴 붉어짐’은 신체나 감정의 정상적인 대응과 변화를 나타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특별한 외부 환경의 자극이나 감정의 기복과 상관없이 얼굴이 자주 붉어진다면 혹시 ‘얼굴홍조증’이란 질병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얼굴홍조증이 심해지면 혈관 주위 조직들이 늘어나 딸기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홍조증 중 모세혈관 확장증으로 얼굴에 혈관이 잘 보이는 환자들은 특히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얼굴에 자주 바를 때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격한 온도차가 얼굴 홍조를 유발하는 주원인이므로 이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추운 곳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갈 때는 미리 손바닥을 문질러 열을 낸 뒤 두 볼에 가볍게 마사지를 해준다.

또 밖으로 나갈 때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한다. 목욕을 할 때는 피부건조증 때와 마찬가지로 뜨거운 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이용한다. 사우나를 오래 한다거나 난로 주위에 오래 있다든지 하는 것도 얼굴홍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음식으로도 얼굴홍조가 유발될 수 있다. 매운 음식이나 중국음식 치즈 초콜릿 레몬 등도 혈관 확장에 영향을 준다.

자외선도 혈관 확장의 주요 원인이므로 외출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 운동은 시원한 곳에서 하고 너무 열이 많이 나지 않도록 운동량을 조절해야 한다.

얼굴홍조증의 악화 요인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악화 요인을 찾아 예방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한번 붉어진 얼굴이 오래 지속되고 불편할 때 혈관수축제와 같은 바르는 약이 나와 있으나 아직 치료효과는 미지수. 현재까지 알려진 치료법은 확장된 혈관만 없애는 혈관레이저나 집중광선(IPL)을 이용하는 것 등 두 가지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