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재단’ 복지시설에 500만원 전달

  • 입력 2003년 12월 12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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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목3동 주택가 골목의 평범한 붉은 벽돌주택에 무의탁 할머니 8명과 자원봉사자 2명이 살고 있다. 이 집은 천주교 복지시설인 ‘두엄자리’(원장 김명화).

1986년 30대 후반의 평신도 한 명이 할머니 2명을 모시고 살기 시작한 것이 두엄자리의 시초다. 이후 30여명의 무의탁 할머니들이 이곳에서 노후를 보냈다. 한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 다른 할머니가 들어왔다. 이런 식으로 17년 동안 꾸준히 8, 9명의 할머니와 자원봉사자들이 가족처럼 살아왔다.

25평 규모의 1층 주택인 ‘두엄자리’에는 방이 여섯 개, 부엌과 화장실이 하나씩 있다. 작은 방이 많다는 점을 빼면 일반 가정집과 똑같다.

김명화 원장은 “대형 복지시설처럼 크거나 시설이 좋지는 않지만 할머니들이 편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원장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자원봉사자 1명이 67∼95세 할머니 8명을 돌보고 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들도 있어 세심한 보호가 필요하다.

한달 평균 400만원의 후원금으로 “불도 넉넉히 때고 시장도 보고 용돈도 받고 원장과 놀면서 재미있게 산다”는 할머니들. 12일에는 ‘따뜻한 마음 재단’(이사장 김성좌)이 두엄자리에 들러 위로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김 원장은 “할머니들과 TV드라마 ‘완전한 사랑’도 보고 신문도 읽으며 재미있게 잘 살고 있다”면서 “신문에 ‘불우한 이웃’으로 묘사하지 말아 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다. “한가족이나 다름없는 할머니들을 불우하다고 하면 미안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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