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21세기 문화키워드…'…다양한 문화 공존 한국사회

  • 입력 2003년 12월 12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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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문화키워드 100/김성곤 외 75인 지음/444쪽 2만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마라톤이 사회적 취미생활로 인기를 얻게 되는 것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게 되는 지점. 그래서 1990년대에 ‘1만달러 벽’을 통과한 한국은 아마추어 마라톤 붐을 겪게 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앞서 마라톤 붐을 겪은 미국 일본과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일반인 참가부문인 마스터스 부문의 참가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1997년 이후. 즉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대회 참가자 연령대도 장년층 중심이었다.

이 책에 선정된 키워드 100가지 중 ‘마라톤’에 관한 서술이다. 이 항목 필자인 소설가 김연수는 한국의 마라톤 붐에 대해 ‘장년층 이상의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아무런 지식도 없이 끝없이 인내하며 결승점까지 들어가고 말겠다는 다짐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2000년을 기점으로 마라톤 도전자들의 성격은 ‘나를 이긴다’는 정신적 측면에서 ‘달리기 자체를 즐긴다’는 육체적 측면으로 변하고 있다고 필자는 분석한다.

개그콘서트, 개인파산,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아바타, 유비쿼터스, 로또복권, 보졸레누보, 보아 등 ‘현재의 한국문화를 읽을 수 있는 문화현상’을 키워드로 뽑아 정리했다. 목차를 죽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층위의 문화와 욕망이 혼재된 현재의 한국사회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다만 필자에 따라 어떤 키워드는 현실적인 맥락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채 사전적 개념규정에 멈춘 흠도 눈에 띈다.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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