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도와주시고 염려해 주신 분들께’ 보내는 이 편지는 ‘저를 찾아 많은 날들을 고생하신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로 시작됐다.
송군은 ‘선생님들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집안에서 숨어살고 있을 것’이라며 ‘웃음을 잃고,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려웠던 시간이 끝나고 나니 지금은 마음이 너무 편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또 ‘어머니께 죄송했지만 이제는 좋은 곳으로 가셨으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해 어머니의 시신을 제때 수습하지 못한 마음의 짐을 털어낸 듯 보였다.
‘앞으로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친구들에게) 부모님께 잘해 드리라고 말하겠다’는 대목에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송군은 편지 끝에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기술을 배워 성실하게 사회생활하고 저도 나중에 저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천의 한 인문계 고교에 진학이 확정된 송군은 이과계열로 진학해 엔지니어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이덕남(李悳男) 설봉중 교감은 밝혔다.
한편 송군은 이날 오후 이천의 한 신경정신과의원에서 심리상태 진단을 받았다.
이 병원 김시균(金時均) 원장은 “송군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우울증을 앓았다고 했으나 현재 식욕감퇴나 의욕상실, 불면증 등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다만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관계가 원만히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친구와 이웃들이 계속 관심을 가져 준다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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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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