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인테리어]魂이 그린 '당신만을 위한 찻잔'

  • 입력 2003년 12월 11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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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차 한 잔을 들고 푹신한 소파에 기대 상념에 잠기기 좋은 때다. 친한 벗들이 있어 담백한 수다를 떨어도 좋다. 이럴 때 나만이 갖고 있는 소중한 찻잔에 담아 내놓는 차가 있다면 모임이 더욱 향기로워질 것이다.

세상에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제품이 바로 핸드메이드 도자기 세트다. 아무리 똑같은 모양의 그릇에 똑같은 문양을 그려 넣는다고 해도 빚어진 모양이나 선의 강약, 색의 농도가 제각기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테이블 웨어 전시회에 참가차 방한한 헤디스 뮤세트(56)는 핸드메이드의 대명사 덴마크 로얄 코펜하겐에서도 최고급 라인인 플로라 다니카 제품을 담당하는 도자기 페인터. 그는 “페인터 한 사람이 하루에 그려내는 접시는 많아야 두 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극소량 생산하므로 일반 도자기 식기보다 값지고 소장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핸드메이드 제품은 일반적으로 수량이 한정돼 판매된다. 신혼세트 등으로 구매할 때는 미리 주문을 내놓지 않으면 몇 차례에 걸쳐 하나하나 사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보통 대량 생산되는 프린트 제품은 선명한 색상의 도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알록달록한 느낌을 주지만 핸드메이드 제품은 은은한 색상을 낸다. 또 다양한 색상을 사용한 제품일수록 가격이 비싸다. 색상마다 견딜 수 있는 온도가 달라 여러 차례 구워내야 하기 때문.

색상 뿐 아니라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느냐에 따라 제품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접시나 찻잔에 구멍으로 무늬를 냈는지,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살펴보고 가격대에 맞는 제품을 결정하는 게 좋다.

로얄 코펜하겐 말고도 독일 로젠탈과 마이센, 헝가리의 헤런드, 프랑스의 블랑디브아, 프로방스, 소피 길랭장스 등도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유명하다.

●로얄 코펜하겐

소설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이 회사의 블루 플라워 시리즈를 아프리카의 대자연에 대비되는 유럽 사회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그만큼 유럽의 대표적인 도자기 컬렉션이다.

1775년부터 시작된 로얄 코펜하겐의 대표 브랜드는 블루 플루티드와 플로라 다니카. 블루 플루티드는 1197번의 붓질을 해야 만들어진다. 커피잔과 받침접시 한 세트가 32만원선에 판매되며 접시는 17만원선.

플로라 다니카는 식물도감인 ‘플로라 백과사전’에서 이름을 땄다. 덴마크에서 자라는 식물 900종 이상을 그려 넣은 것. 뒷면에는 식물의 이름이 라틴어로 새겨져있다. 로얄 코펜하겐의 제품군 가운데서도 가장 비싼 것. 커피잔 한 세트가 142만원선이다. 접시는 73만원대부터.

●헤런드

헝가리의 헤런드는 나비와 꽃을 주로 그려 넣는다. 약 150여 가지의 새 종류와 200여 가지의 동물 등이 밑그림의 대상이 되며 페인터는 600여명이 있다. 커피잔 한 세트가 30만원대, 접시는 54만원까지 있다.

●로젠탈독일의 대표 브랜드. 한국에서는 금장 장식 등 절반가량만 부분적으로 핸드 메이드된 제품을 살 수 있다. 커피잔 한 세트에 17만∼40만원.

●소피 길랭장스

프랑스의 전통 도자기 기법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벌 꽃 새 나비 등을 아티스트인 소피 길랭장스가 직접 그려 넣었다. 붉고 노랗고 푸른 원색을 자주 사용한다. 담는 그림도 계절을 전달할 수 있도록 그려 넣기 때문에 제품만 봐도 계절을 알 수 있다.

바이어의 주문을 받아 그에 맞춘 상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생활도자기를 수집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커피잔 한 세트 8만3000원, 접시 8만6000원.

●프로방스

역시 프랑스 제품으로 파랑 노랑 초록 등 지중해의 강렬한 색감이 돋보이는 것. 사람 꽃 등을 주로 그려 넣는다. 커피잔 한 세트 3만9000원, 접시 10만3000원.

●블랑디브아

프랑스 제품으로 세미클래식을 추구한다. 브라운, 아이보리 등 모던한 색상을 즐겨 사용한다. 커피잔 한 세트가 3만6000원, 접시가 11만3000원.

글=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사진=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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