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아듀! 2003…네티즌들 올 화두는?

  • 입력 2003년 12월 11일 16시 21분


코멘트
2003년, 한국인들은 무엇을 궁금해 했나.

인터넷 사용빈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에서 인터넷의 검색코너는 한국인의 화두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게 하는 창이다. 네이버와 다음, 엠파스, 야후 코리아, 드림위즈 등 모든 포털 사이트에서 올해 1위를 차지한 검색어는 ‘로또’.(다음은 ‘이슈검색어’ 부문 1위) 검색 횟수가 월 평균 60만번을 넘었다.

‘대박’에 대한 꿈 말고 네티즌들은 올해 무엇을 알고 싶어 했을까.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다음, 엠파스에 비친 네티즌들의 관심사를 알아봤다.

○ DIY 여행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지난해에는 별로 돋보이지 않던 ‘날씨’와 ‘지도’를 검색하는 회수가 크게 늘었다. 사람들은 미리 날씨를 본 다음 행선지를 결정한 뒤 길을 찾기 시작한다. 다음에서 ‘날씨’의 검색 횟수가 가장 크게 증가하는 날은 한 주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는 월 화요일, ‘지도’는 주말 직전인 목 금요일이었다. 엠파스에서 ‘여행사’의 검색 순위가 뚝 떨어지고 ‘철도청’ ‘기상청’ ‘기차 예약 서비스 바로타’ 등의 검색이 크게 증가한 것을 보면 올해 인기를 끈 주말여행 스타일은 여행사의 맞춤상품을 수동적으로 따라다니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 기획하는 DIY (Do-It-Yourself)여행이었던 듯하다.

:날씨: △다음=지난해 12위→올해 2위 △네이버=51위→10위 △엠파스=50위권 밖→12위

:지도: △다음=10위→올해 3위 △네이버=17위→7위 △엠파스=14위→4위

○ 아는 만큼 일한다

20대가 주사용자인 인터넷 역시 청년실업의 여파를 반영하는지, 지난해에 비해 ‘아르바이트’ 검색 횟수가 부쩍 늘었다. 요즘의 아르바이트는 단순히 용돈이나 학비보조금을 벌기 위한 방편이 아니다. 포털 사이트들에서 ‘아르바이트’를 검색해 보면 직종 지역별 아르바이트 정보뿐 아니라 취업의 전 단계, 경력 쌓기 방안, 창업의 유망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로서의 아르바이트에 대한 정보들이 쌓여있다. 이제 아는 만큼 일할 수 있는 시대다.

:아르바이트: △다음=4위→1위(‘주제검색어’ 부문 △네이버=18위→4위 △엠파스=10위→5위

○ 종이 DB는 안녕

두꺼운 영어사전과 우편번호부도 이제 인터넷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한 듯하다. 종이 사전을 뒤적이기보다 인터넷으로 사전을 찾기 시작한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온라인시대에 아날로그 매체에 쓰이는 우편번호 검색이 올해 급증한 것도 아이러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택배 주소를 입력할 때는 우편번호 자동검색 기능이 있으므로 온라인 쇼핑의 증가도 우편번호 검색이 늘어난 뚜렷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엠파스를 운영하는 지식발전소의 김수경 팀장은 “전화번호부 대신 114 안내를 찾듯, 우편번호부 대신 인터넷으로 사람들의 일상적인 데이터베이스가 바뀐 것 아닐까”하고 추측했다.

:영어사전:△다음=20위권 밖→12위 △네이버=69위→24위 △엠파스=50위권 밖→17위

:우편번호: △다음=20위권 밖→14위 △네이버=40위→17위 △엠파스=50위권밖→14위

○ 휴대전화, 디지털 ‘맥가이버’

요즘 휴대전화는 통신수단일 뿐만 아니라 집 밖에서 가스레인지도 잠그고 보일러도 켜는 리모컨이자, 누구나 자신이 만든 영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사적인 ‘리얼리티 TV’이며 디지털 장난감이자 개성 표현의 수단이다. 올해 핸드폰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확실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휴대전화: △다음=20위권 밖→8위 △네이버=16위→11위 △엠파스=15위→10위

○ 엽기,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낯설고 특이한 엽기도 이제 친숙해져 버린 탓일까. 한때 10, 20대들 사이에서 풍미했던 엽기문화의 붐도 올해에는 한풀 꺾였다. 다음에서는 지난해 주제 검색어 1위였던 ‘엽기’가 올해 5위로 떨어졌으며 네이버에서도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2위로 떨어졌다. 반면 엠파스에서는 ‘엽기’가 여전히 3위를 차지했다. 다음과 엠파스에서 올해 인기 순위가 급격히 떨어진 또다른 키워드는 ‘채팅’. 다음에서는 지난해 2위에서 올해 13위로, 엠파스에서는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27위로 추락했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올해 분기별 인터넷 인기 검색어들.▼

○1∼3월

로또 열풍, 인터넷 대란, 바이러스, 대구지하철 참사, 이라크 전쟁

○4∼6월

사스, 살인의 추억, 부동산, 인라인, 일본문화

○7∼9월

엽기송, 자살, 김제동 어록, 이효리(사진), 다모, 태풍 매미, 송두율

○10∼12월

스와핑, 원정출산, 고현정, 배인순, 부동산, 이종격투기, 노무현, 대장금

자료:다음, 엠파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