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외환운용 감사원 첫 특감

  • 입력 2003년 12월 11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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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과 외환정책 운용의 적절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정책감사를 내년 초에 실시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에 대한 감사원의 정책감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10일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관리 운용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안정적인 운용에 집착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이번 감사에서 한은의 외환정책과 통화신용정책이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히 한은이 15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초저금리 상품인 미국 재무부국채(TB) 등에 대부분 투자하고 있는 것은 자산운용 정책상 논란이 적지 않다”면서 “정책 수행과정에서 기관 이기주의 및 보신주의가 개입되지 않았는지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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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청와대와 재정경제부는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외환보유액 중 일부를 해외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보다 공격적인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가칭 한국투자공사(KIC)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급격한 자본 유출대비와 환율안정 등의 목적에 한해 외환보유액을 사용해야 한다며 공격적 투자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경부와 한은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사안을 감사하는 이번 정책감사가 자칫 적절성을 놓고 논란을 빚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감사원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우선 한은이 외환정책 등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있는지가 1차 점검대상”이라며 “이와 함께 한은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금융감독권 부여가 적절한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한은에 대한 감사를 내년 초 착수한다는 방침 아래 올해 말까지 자료 수집 등 기초적인 예비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은의 업무 감사권은 종전 재경부에 있었으나 1997년 한은의 독립 요구에 따라 그 권한이 감사원으로 바뀌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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