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이종석 NSC차장 “나는 자주파도 탈레반도 아니다”

  • 입력 2003년 12월 10일 2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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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파도 동맹파도 아니고 자동파(자주동맹파) 또는 상식파라고나 할까요.”

현 정부의 외교 안보 분야 ‘실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종석(李鍾奭·사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은 9일 저녁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오해와 편견’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해들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초청으로 난생 처음 미국을 방문한 이 차장에 대해 미국측 인사들이 보인 관심은 대단했다. 7일 워싱턴 도착 이후 이틀간 이 차장은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과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차관 등 미국 외교 안보 라인의 주요 인사들을 거의 만났다.

해들리 부보좌관을 만나는 자리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간에 합석하기도 했다.

이 차장은 “민간단체 간담회에 참석한 한 인사가 나보고 ‘뿔이 안 났구먼, 탈레반이라고 하더니 아닌데’라고 농담을 하더라”고 소개했다. 자신에 대한 미국의 시각의 일단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부 언론이 자신을 자주파로 분류한 것과 관련해 “나는 두건도 안 썼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눈웃음치는 탈레반을 봤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는 국가 이익을 위해 합리성과 상식에 기초해 어려운 외교 현실에서 조화를 찾아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의) 과거 궤적에 의해 딱지를 붙이는 것은 감수하겠지만, 현재는 내 개인이 무엇을 생각하는가는 의미가 없다”면서 “설정된 국가 목표를 위해 전략적으로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옳은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한국 내 반미 감정은 많이 감소했고 정부가 노력도 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보다 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한미관계에 왜 균열이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결정에 대해 모든 부처 사람들로부터 감사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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