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耐性소’생산]광우병 퇴치 세계시장 선점 기대

  • 입력 2003년 12월 10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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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황우석-안규리 교수팀이 인간 장기 이식용으로 탄생시킨 ‘무균 미니 돼지’. 연구팀은 거부반응 없이 사람에게 심장과 간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인간의 면역유전자를 주입했다. -연합
서울대 황우석-안규리 교수팀이 인간 장기 이식용으로 탄생시킨 ‘무균 미니 돼지’. 연구팀은 거부반응 없이 사람에게 심장과 간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인간의 면역유전자를 주입했다. -연합
국내 연구진이 ‘광우병 내성 소’와 ‘무균(無菌) 미니 돼지’를 세계 최초로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은 우리 생명공학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과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국제화에 따른 축산물 교역증대로 국내에서도 언제 광우병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생산함으로써 앞으로 관련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광우병은 1985년 영국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23개국에서 20여만마리가 감염됐으며 감염이 우려되는 소까지 모두 350만마리가 소각 처리됐고 피해액만도 수십조원에 이른다.

광우병에 걸린 소는 뇌와 척수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리고 미친 듯이 심한 경련을 일으키며 죽어간다. 원인은 몸에 존재하는 프리온(prion)이라는 단백질의 변이 때문. 연구팀은 병원성 프리온이 소에 침투했을 때 방패 역할을 하는 제3의 프리온을 떠올렸다. 이를 과다 발현시켜 병원성 프리온을 대신 상대하게 해 정상 프리온을 보호한다는 전략이다.

연구팀은 제3의 프리온 유전자를 소의 체세포에 주입하고 이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융합시켜 복제소를 생산했다. 서울대 황우석 안규리 교수팀 주도로 2001년 정보통신부의 ‘IMT-2000 출연금’ 40억원을 지원받아 2004년 성공을 목표로 연구한 결과였다.

연구팀이 이날 함께 발표한 ‘인간 장기 이식용 형질전환 무균 돼지’ 생산 기술도 세계 각국에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인 과제로 이식용 인간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실용화 작업이 순탄치만은 않다. 우선 연구팀은 이들 소가 실제로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지 검증해야 한다. ‘광우병 억제 유전자를 가진 소가 태어났다’는 것과 ‘실제로 광우병 내성이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 국제적인 학술지에 게재돼 학계에서 검증받는 일도 과제다.

또한 무균 돼지도 6마리 모두 최대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폐사했기 때문에 장기를 실제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미지수로 남아 있으며 이들 복제돼지의 사인(死因)도 밝혀내야만 한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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