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651>社 會(사회)

  • 입력 2003년 12월 9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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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 會(사회)

社-사직 사 會-모일 회 耕-밭갈 경 豊-풍년 풍 祭-제사 제 結-맺을 결

흔히 인간을 두고 ‘社會的(사회적) 動物(동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혼자서는 살수가 없고 끼리끼리 모여 집단을 형성해 서로 협력하면서 共同生活(공동생활)을 해야 한다. 따라서 社會의 辭典(사전)적인 의미는 ‘共同生活을 營爲(영위)하는 사람들의 集團(집단)’이다. 자연히 ‘社會’라는 말속에는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

‘民以食爲天’(민이식위천·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이라는 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먹는 것이었다. 특히 農耕民族(농경민족)이었던 우리나 중국에서 먹는 것을 해결해주는 農事(농사)는 王政(왕정)에서도 가장 으뜸가는 과제였다. 자연히 穀食(곡식)이 중시되었고 그 穀食을 잘 가꾸기 위해서는 땅의 役割(역할)이 또한 중요했으니 朝廷(조정)에서 이 둘을 祭祀(제사)지냈던 곳이 바로 社稷壇(사직단)이다. 곧 社가 땅 귀신이요 稷이 곡식 신을 뜻한다 함은 이미 앞에서 말한 바 있다.

옛날 중국의 민간에서는 땅 귀신을 별도로 섬겼는데 일정한 날을 정하여 社에게 祭祀(제사)를 올렸다. 그 제삿날을 社日(사일)이라고 했는데 일년에 春分(춘분)과 秋分(추분)이 끼는 즈음에 두 번에 걸쳐 祭祀를 올렸다. 즉 立春이 지나고 다섯 번째 돌아오는 戊日(무일)에 올리는 祭祀를 春社, 立秋가 지나고 다섯 번째의 戊日에 올리는 祭祀를 秋社라고 했다.

春社日에는 곡식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빌었으며 秋社日에는 그 해의 豊年을 감사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社日에는 술을 정성스레 빚어 바쳤는데 그것을 社日酒(사일주), 또는 社酒라고 했다.

社日이 되면 男女老少(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社祠(사사)에 모여 한 바탕 어울렸다. 자연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였으므로 시끌벅적하고 요란했다. 그래서 社는 하나의 단체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게 되었다. 結社(결사)가 그것이다. 한편 會는 ‘모임’을 뜻한다. 忘年會(망년회)니 記念會(기념회), 會食(회식), 司會(사회) 등이 그것이다.

社日은 확실히 동네에서 드물게 보는 모임(會)이었다. 그래서 ‘社會’라고 불렀다. 그러니까 ‘社會’란 본디 ‘땅 귀신을 祭祀지내던 모임’에서 유래된 말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다들 땅 귀신을 祭祀지낸다고 하는 동일한 목적을 갖고 모여들었으므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목적으로 모임을 이루게 되었다면 이것 역시 또 하나의 社會가 아닌가.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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