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이라크 총집결”…빈라덴, 병력 이동 지시

  • 입력 2003년 12월 8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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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라덴이 이끄는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모든 역량을 이라크에 집결시키기로 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15일자)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는 1000명 이상의 알 카에다 전사 및 군사훈련단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이란 등을 거쳐 이라크로 잠입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알 카에다의 이라크 내 활동 방침은 지난달 라마단(금식월) 기간 중 아프가니스탄 코우스트 지방에서 열린 비밀회합에서 탈레반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빈라덴의 대리인인 알 카에다 고위간부 3명은 이때 탈레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측 밀사 2명에게 “알 카에다는 상당수의 전사들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로 이동시키기로 했다”고 통고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빈라덴은 대리인을 통해 이라크가 ‘미국 십자군’과 한판 승부를 벌이기에 아주 좋은 장소이며 현재까지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100%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

빈라덴은 또 대리인을 통해 “이라크에서는 미국인의 피를 쏟게 하는 것이 쉽다. 미국인들은 깊은 우물에 빠져 있다. 알 카에다 전사들은 이라크에 가고 싶어 하며 나는 목말라하는 이들에게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빈라덴측은 이라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간 이슬람 전사들에 대한 지원금을 현재 월 300만달러에서 절반으로 감축한다고 통고했다.

뉴스위크의 취재원은 9·11테러 이전 오마르와 빈라덴의 회담 때 공식통역사로 일했던 샤라풀라(가명)로 그는 지난달 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비밀회동 때 통역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금까지 이라크 내 저항세력이 외국에서 들어온 이슬람 전사들보다는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충성파가 대부분이라고 밝혀 왔다. 뉴스위크는 따라서 빈라덴의 이라크 테러작전이 본격화된다면 이는 내년 대선 승리를 원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편치 못한 소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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