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 철거민들 사제총발사 추정”…국과수 결과 통보

  • 입력 2003년 12월 8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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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철거지역 진입로에 놓인 ‘사제총 위험’ 경고판. 뒤에 보이는 주택이 철거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곳이다. -연합
8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철거지역 진입로에 놓인 ‘사제총 위험’ 경고판. 뒤에 보이는 주택이 철거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곳이다. -연합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발생한 철거민과 용역업체 직원간의 충돌 사건에서 사용된 시위용품이 ‘사제총’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노량진경찰서는 당시 현장에서 수거한 쇠구슬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의뢰해 분석한 결과 “사제총을 사용해 쇠구슬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후 강제집행에 나섰으나 철거민들의 격렬한 반발로 철수했다.

▽‘사제총’ 등장=국과수는 이날 철거민들이 사용한 쇠구슬을 감식한 결과 “쇠구슬이 피격자에게 미친 위력의 정도와 쇠구슬 표면에 나타난 화염 흔적 등으로 미뤄 사제총기에서 화약 추진력으로 발사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 쇠구슬은 지난달 충돌 과정에서 철거용역업체 직원들의 몸과 건물 등에 박혀 있었으며 직원들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쇠구슬이 몸에 박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입원 중인 용역업체 직원 5명에게 받은 피해자 진술조서와 현장 채증사진 등을 바탕으로 화염병 투척 등 극렬행위를 벌인 혐의로 ‘상도철거민대책위’ 김명재 위원장 등 15명에 대해 8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또 경찰은 쇠구슬과 함께 불에 탄 옷가지 등을 보내 철거민들이 염산을 사용했는지를 의뢰했으나 아직 국과수에서 분석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압수수색 불발=경찰은 8일 오후 3시경 철거민 20여명이 농성 중인 건물 주변으로 다가가 압수수색과 이들 가운데 체포영장이 발부된 15명에 대해 검거에 들어갔다.

경찰은 방패로 무장한 전경 4명을 앞세우고 철거민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망루 아랫부분까지 접근했으나 철거민들이 벽돌 골프공 기왓장 화염병 등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하자 불상사를 우려해 40여분 만에 철수했다.

노량진경찰서 황성채(黃成采) 서장은 “오늘은 강제집행 준비가 미흡했고 곧 날이 저물어 집행에 위험이 따른다고 판단해 철수했다”며 “농성 중인 건물 안에 노약자, 어린이들이 있는 것을 고려해 안전대책을 마련한 후 영장을 재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외부 통로 6곳에 경찰 60여명을 배치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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