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호두까기 왕자님!…'호두까기…' 여주인공 김주원-김세연

  • 입력 2003년 12월 8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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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서초동 국립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난 '호두까기 인형'의 두 주역, 국립발레단의 김주원(왼쪽)과 유니버설발레단의 김세연. 선화예술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아름다운 춤과 동화적 내용의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변영욱기자
8일 서울 서초동 국립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난 '호두까기 인형'의 두 주역, 국립발레단의 김주원(왼쪽)과 유니버설발레단의 김세연. 선화예술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아름다운 춤과 동화적 내용의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변영욱기자
첫눈이 소담하게 내린 8일,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두 프리마 발레리나가 만났다. 국립발레단의 김주원(26)과 유니버설발레단(UBC)의 김세연(24). 선화예술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한동안 첫눈에 정신을 팔더니, 곧 ‘직업정신’을 발휘해 ‘호두까기 인형’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전 세계에서 ‘호두까기…’가 무대에 오르잖아. 발레 시작하고 한 해도 거른 적이 없는 작품이지. 국립발레단에서만도 올해로 6년째 ‘마리’ 역할을 맡았어.” (주원)

●무대 위에선 라이벌, 무대 밖에선 선후배

“어린 시절, 여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한 것까지 치면 햇수로 우리 둘 다 ‘호두까기…’와 맺은 인연이 10년도 넘지.” (세연)

“그래. ‘호두까기…’는 무용수에게도 익숙하고, 관객들도 다른 발레작품에 비해 친숙하게 느껴서인지 공연하다보면 모두 마음이 잘 맞는 느낌이 들어.” (주원)

마법의 눈송이들이 추는 눈송이의 왈츠, 깜찍한 사탕요정의 춤, 호화로운 꽃의 왈츠, 여주인공과 왕자의 결혼 2인무…. 아름다운 꿈나라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춤의 향연으로, ‘호두까기…’는 해마다 유료관객이 90% 넘게 드는 크리스마스 시즌 최고의 인기공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주인공의 이름은 버전에 따라 다르다. 국립발레단에 선보이는 볼쇼이 버전에서는 마리, UBC가 공연하는 키로프 버전에서는 클라라로 부른다.

크리스마스이브, 대부(代父)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로 받은 여주인공은 오빠의 장난으로 부서진 호두까기 인형을 안고 울다 잠이 든다. 꿈속에서 생쥐 왕과 전투를 벌이는 호두까기 인형을 여주인공이 구해주고,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 인형은 감사의 표시로 여주인공을 환상의 나라로 안내하는데….

“난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분홍빛 무대가 참 좋아. UBC의 키로프 버전 ‘호두까기…’는 아기자기하고 동화 같은 면이 많아. 또 1막 크리스마스이브 파티에 출연하는 어린 무용수들이 얼마나 귀엽다고.” (세연)

“국립발레단의 볼쇼이 버전은 굉장히 테크니컬한 기교를 많이 요구해. 1막은 계속 뛰고, 2막에선 계속 돌지. (웃음) 역동적인 아름다움이랄까. 무대는 마치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는 것 같아. 난 2막의 ‘아다지오’ 음악만 들어도 감동하곤 해.” (주원)

두 발레리나의 수다는 시간을 거슬러간다.

“중학교 때 후배들이 언니를 굉장히 부러워했어. 심지어 소풍날 언니가 입고 온 회색 트레이닝복이 유행하기도 했으니까. 등굣길에 언니가 학교버스를 기다리면서 가로수를 잡고 발레동작을 연습했던 것도 기억 나.” (세연)

“나 정말 괴짜였나 봐.” (주원)

●국제스타들과 겨루려 내년 미국행

김세연은 내년 1월초 “국제 스타들과 실력을 겨루고 싶어” 미국 보스턴발레단으로 자리를 옮긴다.

“떠나기 전 ‘호두까기…’가 한국에서 하는 마지막 공연이야. 하지만 ‘고별무대’라고 하면 사실 참 어색해. 다시 돌아올 거니까.” (세연)

“아마 곧 초청돼서 올 텐데, 뭐. (웃음) 여기서처럼 가서도 잘 할 거야.” (주원)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20, 22, 26일 오후7시반. 21일, 23∼25일, 27일 오후3시, 7시.공연 일시18일 오후7시반. 19∼30일 오후3시반, 7시반.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장소서울 능동 리틀엔젤스 예술회관
역동적이고 화려한 볼쇼이 버전버전아기자기하고 동화같은 키로프 버전
김주원-이원철, 윤혜진-이원국, 홍정민-신무섭, 전효정-정주영, 박연정-장운규캐스팅김세연-엄재용, 황혜민-왕이, 유난희-황재원, 이민정-서라벌, 안지은-김창기
2만∼5만원입장권낮 공연 2만∼5만원, 밤 공연 3만∼7만원
02-587-6181문의02-2204-1041, 2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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