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철새에게 외면받는 주남저수지

  • 입력 2003년 12월 7일 2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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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경남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의 철새수가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경남 마산 창원환경운동연합 등은 7일 “주남저수지에서는 10월 중순부터 천연기념물 201호인 고니를 비롯해 가창오리 등 1만여마리의 겨울철새가 월동 중이었으나 지난달부터 철새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현재 주남저수지에서 월동 중인 철새는 3000마리 안팎에 불과하다고 환경운동연합은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는 지난달 24일부터 주남저수지에서의 어로작업이 허용된 데다 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업기반공사가 내년 봄 가뭄에 대비한다며 수위를 높게 조절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들이 20여척의 동력선을 이용해 어로작업에 나서면서 철새들이 엔진 소음 등에 놀라 달아날 뿐 아니라 수위가 높아져 주로 얕은 물에서 생활하는 오리들의 서식환경이 크게 악화됐다는 것.

환경운동연합은 “창원시는 어로작업이 철새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조사한 뒤 대책을 세우고 농업기반공사 역시 철새 서식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남저수지는 환경부 지정 자연생태변화 관찰지역이며 경남도와 창원시는 해마다 생태보전 등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최종수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장은 “주남저수지의 철새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실망하고 돌아가는 탐조객들이 적지 않다”며 “소중한 생태자원인 주남저수지의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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