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메이드 인 코리아’ 돌풍…家電-휴대전화 日 앞질러

  • 입력 2003년 12월 7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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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가 동남아 시장의 맹주로 군림해온 일본제품을 밀어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7일자 경제면 머리기사로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물론 휴대전화 음악CD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요즘 일본 기업의 위기감도 내비쳤다.

동남아 국가의 대형 가전제품 판매점을 돌아보고 쓴 이 기사에 따르면 상당수 판매점은 ‘메이드 인 코리아’가 붙은 한국제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한군데에 따로 모아 진열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조립 생산된 일본 상품도 있지만 제품 수에 있어서 한국제가 압도한다.

싱가포르의 한 가전제품 판매점 점원은 “소비자들은 한국제를 일본제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소비자는 “한국제 냉장고를 8년간 사용했는데 동남아에서 조립한 일본제보다 값도 싸고 품질도 뛰어나다”며 한국제품을 칭찬했다.

동남아 국가의 가전시장은 그동안 일본기업의 ‘안마당’으로 비유될 만큼 일본제가 석권해왔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삼성 LG 등 한국 기업이 동남아는 물론 중국 인도 중동 지역으로까지 해외시장을 확대하면서 일본제를 밀어내고 있다는 것.

한국제 세탁기는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냉장고는 싱가포르에서, 컬러 TV는 태국에서 각각 수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상품이 이처럼 동남아에서 점유율을 급속히 높여가고 있는 것은 일본제보다 값이 10∼30% 싼데다 거액의 광고비를 투자해 브랜드 이미지를 꾸준히 높여 온 전략이 먹혀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최근에는 한국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기업의 제품보다 비싼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음반시장에서도 과거 인기가 있었던 일본 가요 대신 한국 가요 CD가 젊은 층의 호감을 사고 있다.

한국제품에 대한 호감은 한국을 찾는 동남아 관광객이 많은 점도 한몫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한국은 일본보다 여행경비가 30∼40%가량 싸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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