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앤문, 이광재씨에 1억 한나라 중진의원측에 수억 제공”

  • 입력 2003년 12월 7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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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교 후배인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51·구속)이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이광재(李光宰)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 1억원 안팎의 돈을 건넸다는 관련자 진술 등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또 문 회장이 김성래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여·구속)을 앞세워 한나라당 중진 S의원과 친분이 있는 모제약회사 회장 홍모씨를 통해 S의원측에 수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주 이 전 실장을 소환하고 S의원도 혐의가 드러나면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썬앤문그룹의 돈이 이 전 실장에게 전달된 뒤 노무현 후보 대선캠프에 유입됐을 가능성과 함께 중간에서 ‘배달사고’가 났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이 전 실장은 그동안 “특검이든 검찰 조사든 당당하게 응하겠다. 거리낄 게 없다”며 썬앤문그룹에서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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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또 5일과 6일 홍씨를 소환해 S의원측에 썬앤문그룹의 돈을 전달했는지를 집중 추궁했으나 홍씨는 문 회장측에서 대선자금을 전달받았다는 혐의조차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8일에도 홍씨를 재소환키로 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노 대통령의 고향 친구인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를 8일 중 다시 불러 최도술(崔導術·구속)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게서 SK비자금 3억4000만원을 전달받은 경위 등을 조사키로 했다.

한편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삼성 LG 롯데 현대자동차 등 5대 그룹의 총수 또는 임원들을 차례로 소환해 지난해 대선 당시 여야 정치권에 불법 대선자금을 전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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