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냉가슴]카드채 투자자 "이럴수도…저럴수도"

  • 입력 2003년 12월 7일 17시 46분


코멘트
주식과 채권 등에 10억원을 투자하는 함모씨(65)는 올 7월 한 증권사에서 파는 LG카드 전용 사모(私募)펀드에 1억원을 넣었다.

연 금리 7%를 준다는 말에 끌렸고 올 3월 시작된 카드채 유동성 위기도 경기가 회복되면 곧 끝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7일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모든 카드채에 대해 만기 상환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도중에 환매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투자 형태에 따라 사정이 조금씩 다르다.

▽카드채 간접투자자=함씨처럼 투신사 펀드를 이용한 경우 중도 환매에 큰 문제가 없다. LG카드 전용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7일 현재 7800억원 가운데 5000억원을 찾아나갔다.

가입 3개월 이내에 환매한 투자자는 이자수입의 40%를, 6개월 이내에 환매한 사람들은 20%를 환매수수료로 냈다.

함씨의 경우 만기가 되는 내년 2월까지 기다릴 경우 원금과 7%의 이자에 환매를 하고 나간 투자자가 포기한 이자까지 함께 받을 수 있다. 물론 그 이전에 회사가 부도날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권경업 대한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의 경우 “카드채를 보유하고 있는 일반 회사채 펀드들도 고객이 원하면 펀드 내의 우량 자산을 팔아 정상적으로 환매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불특정 신탁은 투자 기간에 따라 미리 정한 환매수수료를 내고 중도 환매가 가능하다. 특정 신탁의 경우 환매 규정이 없어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일부 은행은 고객의 카드채를 은행이 떠안는 방법으로 환매해 주기도 한다.

▽카드채 직접투자자=증권사 객장에서 채권을 직접 산 개인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다. LG카드의 경우 ‘일반법인과 개인’이 6조638억원(27.1%)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연기금과 상호저축은행 등 소형 금융회사, 일반회사의 보유액이 많고 개인투자자는 전체 채권의 5% 내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삼성카드채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채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아 직접 산 채권은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한편 LG카드는 올 7, 8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후순위채 6000억원어치를 개인 및 기관에 팔았다.

LG카드의 후순위채는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언제든지 팔수 있으나 값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