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새주인 하나銀 급부상…국민정서 고려 국내매각으로

  • 입력 2003년 12월 7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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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가 국내 은행에 매각되는 방향으로 급물살을 타면서 하나은행이 유력한 인수자로 떠오르고 있다.

LG카드는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현금서비스가 중단된 이후 영업이 일주일 만에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LG카드 채권단 관계자는 7일 “올해 안,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LG카드 매각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회계법인 삼정KPGM에 의뢰한 LG카드 실사(實査)를 20일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뉴브리지캐피털과 GE캐피털, 씨티은행, HSBC 등 외국계 자본이 잇달아 LG카드 인수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만 이들이 실제로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더 이상 국내 금융회사를 외국에 넘길 수 없다는 국민정서도 외국계 인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LG카드 지동현(池東炫) 부사장은 이날 “조건만 맞으면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일단 하나은행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은행 총자산에서 카드자산 비중이 1.3%로 국민은행(9.4%) 등 다른 은행에 비해 낮은데다 실제로 인수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김승유(金勝猷) 하나은행장도 “국내자본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외국자본에 대항해야 한다”며 인수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굿모닝 신한증권 윤영환(尹渶煥) 연구위원은 “하나은행이 올해 3월까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사들인 자사주 3200만주를 매각하면 당장 1조원가량의 목돈을 만들어 독자적으로 LG카드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고위관계자가 이날 “LG카드를 정상화하려면 어차피 매각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다”며 “LG카드 매각작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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