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타자 느린 변화구를 노려라"…직구보다 4m 더 멀리 날아가

  • 입력 2003년 12월 7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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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홈런을 치기에 어떤 공이 좋을까. 더 빠른 공이 더 멀리 날아갈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빠른 직구가 유리할 것 같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잘 받아친 느린 변화구가 더 멀리 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데이비스 소재 캘리포니아대 기계항공공학과 몬트 허버드 박사는 ‘미국 물리학저널’ 11월호에 야구방망이로 친 공이 최대한 멀리 날아가는 조건을 계산해 발표했다. 허버드 박사는 유체역학,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동원해 홈런 치는 비결을 알아냈다. 방망이 속도, 방망이와 공이 만나는 각도, 공의 속도와 회전 등을 고려한 결과, 공을 완벽하게 친다면 느린

변화구가 빠른 직구보다 약 4m 더 멀리 날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방망이로 공의 아랫부분을 때려야 공기역학적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커져 공이 멀리 날아간다. 연구팀은 진행 방향으로 도는 느린 변화구는 방망이로 공의 아래를 칠 때 상승 효과가 커지는 반면, 진행 반대방향으로 도는 빠른 직구를 칠 때는 공의 상승 효과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느린 변화구가 빠른 직구보다 더 멀리 날아간다는 얘기다. 홈런치기에 직구가 좋다는 것은 잘못된 속설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프로야구선수들은 보통 변화구보다 직구를 선호한다. 최근 기아타이거즈로 이적한 홈런타자 마해영 선수는 “변화구는 대체로 유인구이기 때문에 직구를 노리는 편”이라며 “제대로 휘지 않은 변화구도 때리기 좋지만 그래도 직구가 더 멀리 뻗어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마 선수는 9년 동안 통산 타율 3할2리에 총 229개의 홈런을 쳤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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