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국내 매각'으로 급물살

  • 입력 2003년 12월 7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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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매각을 둘러싼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LG카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이순우(李淳雨) 기업금융단장은 7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빠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LG카드 매각에 대한 윤곽을 잡을 계획"이라고 방향을 설명한 후 "회계법인 삼정KPGM에 의뢰한 LG카드 실사(實査)를 20일까지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카드 지동현(池東炫) 부사장도 이날 "조건만 맞으면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이 단장은 또 "뉴브리지 캐피탈과 GE캐피털, 씨티은행, HSBC 등 외국계 자본이 잇따라 LG카드 인수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만 이들은 내부 절차가 오래 걸리는데다 더 이상 국내 금융회사를 외국에 넘길 수 없다는 국민정서가 걸림돌"이라고 강조함으로써 국내은행으로의 매각에 무게를 뒀다.

금융계에서는 하나은행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은행 총자산에서 카드자산 비중이 1.3%로 국민은행(9.4%) 등 다른 은행과 비교해 이 부문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데다 실제로 인수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김승유(金勝猷) 하나은행장도 이미 "국내 자본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외국 자본에 대항해야한다"며 인수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굿모닝 신한증권 윤영환(尹渶煥) 연구위원은 "김 행장이 말하는 컨소시엄이란 하나은행이 올해 3월까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사들인 자사주 3200만주를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를 찾겠다는 뜻으로 하나은행은 자사주만 매각하면 당장 1조 원 가량의 목돈을 만들어 독자적으로 LG카드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고위관계자가 이날 "LG카드를 정상화하려면 어차피 매각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다"며 "LG카드 매각작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주목을 받았다.

한편 LG카드는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현금서비스가 중단된 이후 회원들의 카드 이용액과 가맹점 카드결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일주일 만에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이날 설명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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