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궁예성터 남북한 공동발굴 추진…대대적 조사 나서

  • 입력 2003년 12월 5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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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해빙무드 조성으로 최근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등 강원도 접경지역 문화유적지 발굴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무려 반세기 동안 금족(禁足) 지대였던 비무장지대(DMZ)까지 발굴작업이 확대돼 남북 공동 발굴조사가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5일 강원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2001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실시된 화천군 하남면 용암리 북한강변 일대 선사유적지 3000평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청동기 주거 200여기와 각종 석기와 토기 1000여점이 발굴됐다.

또 고성군에서는 석가모니 치아사리 봉안사찰로 잘 알려진 건봉사(乾鳳寺) 누각 봉서루와 능파교, 홍교에 복원작업이 추진되고 있고 철원군은 노동당사와 어름창고 등 등록문화재들에 대한 안전진단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양구 화천 인제 등 자치단체들도 접경지역에 산재해 있는 각종 문화재와 유적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문화유적 분포지도’ 제작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문화유적 발굴사업이 가장 활발할 곳은 철원군 일대. 철원은 궁예가 도읍을 정했던 태봉국의 중심지로 비무장지대와 인근 접경지 일대에는 그와 관련된 유적들이 산재돼 있다. 이 가운데 비무장지대에 있는 궁예의 옛 도성 터는 남북한이 모두 매우 중요한 유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머지않아 공동발굴이 가시화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원도내 접경지는 80년대 말 당국의 민통선 완화조치로 문화유적 발굴사업이 한 차례 추진되기도 했다.

1987년 강원대박물관팀이 정부가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해 파로호(화천댐)의 물을 빼자 이 기간 양구군 양구읍 상무룡리 퇴수지에 대한 대대적인 유적 발굴조사를 벌여 3500여점의 석기 유물과 함께 고인돌 50여기를 발견했다.

99년부터 2000년까지 육군사관학교 박물관 팀은 신라 때 축성된 것으로 전해지는 민통선 내 김화읍 생창리 성산성과 병자호란 때 구국 충신들을 모신 충렬사에 대한 지표조사를 벌여 새로운 문화유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정부도 최근 접경지역 종합계획에 문화재 발굴과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167억원의 예산을 책정, 이 지역의 문화유적 발굴사업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정연우 도 문화재전문위원은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접경지역은 한 마디로 박물관 수장고와 같은 문화재의 보고”라며 “철저히 준비해 발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내 접경지역은 6개시 군 35개 읍 면(면적 5187km²)으로 현재 17만5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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