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은 99만원까지!”…“100만원이상 명단 공개”

  • 입력 2003년 12월 4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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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만원만 내자.”

최근 국회의원 후원회 행사 때 후원금을 99만원만 내는 개인이나 법인 후원자가 늘고 있다.

내년부터 1회 100만원 이상, 연간 500만원 이상 후원금을 기부할 경우 그 명단과 내용을 전면 공개하는 쪽으로 정치자금법 개정 논의가 이뤄지자 신상 공개를 꺼리는 일부 후원자들이 미리부터 몸을 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후원회를 연 한나라당 한 중진 의원은 4일 “100만원 이상 납부자는 명단을 공개한다고 하니까 표적사정 등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한 후원자들이 99만원 내지 90만원만 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 정치인을 후원하는 사람들은 비밀유지를 생명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은 하한선을 10만원으로 하면 9만원만 낼 것”이라며 “후원자 공개의 취지는 좋으나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최근 의원회관에는 ‘99만원’을 빗대 농담조로 비둘기 울음소리를 뜻하는 ‘구구’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물론 이는 아직 일반화된 현상은 아니지만 100만원 이상을 낸 후원자의 명단 공개 의무화가 확정될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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