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미안해]괴로운 항암치료 견딜수 있던건 당신때문

  • 입력 2003년 12월 4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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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수고했어. 큰일 치르느라….”

남편의 한마디에 전날 저녁 죽 먹은 뒤 아침 점심 굶고 치른 정기검진의 노곤함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검사 끝나자마자 먹인다고 비닐봉지에 검정콩 우유 한 팩, 귤 대여섯 개, 찐 고구마(아침에 아이들 간식으로 둔 것) 몇 개를 싸들고 이른 퇴근을 해서 병원까지 데리러 나온 당신은 처음 만났을 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무뚝뚝한 표정을 짓던 그 분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요! 내가 그렇게 힘들고 괴롭다는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당신이 칭찬하던 강인한 나의 의지력 하나만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당신은 지난 투병 4년 동안 변함없이 따뜻한 말로 위로를 아끼지 않았고 더없는 자상함으로 내가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던 집안일 해치우고 한창 개구쟁이인 두 아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있지요.

재영이 아빠,

건강은 자신하는 게 아니라지만 이제 난 열심히 건강을 되찾고 있어요.

꼭! 건강해져서 당신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돌려드릴게요. 10배 100배 더한 사랑으로.

김유선 dbtjs3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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