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도요타, 안팎 악재

  • 입력 2003년 12월 4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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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최대이익 기록을 경신하며 일본의 간판기업으로 자리 잡은 도요타자동차가 안팎에서 잇따라 터진 악재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도요타의 중간 간부가 국가 검정시험 문제를 빼내 자사 계열의 응시자들에게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고, 중국에서 의욕적으로 내보낸 광고가 ‘중국을 모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토교통성 주관으로 실시된 ‘1급 소형자동차 정비기사 기능검정’의 필기시험에 출제된 50개 문항 중 38개가 사전에 유출됐다.

조사 결과 시험문제의 적정성 여부를 심의하는 검정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도요타의 과장(42)이 문제를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해 시험의 합격률이 경쟁업체인 닛산자동차보다 낮아 이번엔 실적을 높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전국 300여개에 이르는 자사 딜러들에게 e메일로 유출된 38개 문항이 포함된 130개 문항을 연습문제로 배포했다. 도요타측은 담당임원 등 경영진을 문책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기업 이미지 손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에서는 도요타가 신문과 잡지에 게재한 광고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 사과광고를 내보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문제가 된 광고는 돌사자가 도요타 자동차에 경례하는 장면과 도요타 자동차가 눈길에서 중국 국산차로 보이는 트럭을 견인하는 장면 등 두 종류. 일부 네티즌들은 “중국의 상징인 사자에게 경례를 시킨 것은 중국인을 모욕한 것이며, 도요타에 견인된 차량은 인민해방군 차량처럼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요타측은 “광고를 보고 기분이 상한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므로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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