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되살아난 로맨티시즘과 모더니즘의 데이트

  • 입력 2003년 12월 4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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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춘하 컬렉션의 의상들, 왼쪽부터 단독 패션쇼를 가진 '솔리드 옴므'의 남성복. 서울컬렉션위크에 참가한 '미스치 콜렉션'의 모던풍 의상. '프레타포르테 부산'에 참가한 '마치코 코시노'의 하와이풍 의상. 사진제공 솔리드 옴므
2004 춘하 컬렉션의 의상들, 왼쪽부터 단독 패션쇼를 가진 '솔리드 옴므'의 남성복. 서울컬렉션위크에 참가한 '미스치 콜렉션'의 모던풍 의상. '프레타포르테 부산'에 참가한 '마치코 코시노'의 하와이풍 의상. 사진제공 솔리드 옴므

1∼3일 열린 ‘SFAA 서울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국내 디자이너들이 내년 봄 여름 패션을 제안하는 ‘감성의 향연’도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첫 테이프를 끊었던 ‘서울컬렉션위크’(10월 25∼28일)와 ‘프레타포르테 부산’(11월 19∼22일), 이 밖에 개별적으로 열린 각 디자이너 컬렉션 등에서는 달콤 쌉싸름한 색상과 디자인을 중심으로 ‘모더니티의 극치’를 보여줬다. 국내 패션쇼들에서 선보인 트렌드를 분석해본다.

○ 팝 아트와 로맨티시즘

올겨울 트렌드인 60년대 풍의 모더니즘이 더욱 탄력을 받아 내년 봄 여름에까지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특히 흰색과 검은색이 교차하는, 단순 반복적인 패턴들에 주목할 만하다.

'SFAA 서울컬렉션'에서 선보인 디자이너 손정완씨의 의상. 사진제공 SFAA사무국.

디자이너 홍은주씨의 브랜드 ‘엔주반’은 꿀벌의 몸통 무늬에서 모티브를 딴 스트라이프를 테마로 내세웠다. 이은정씨의 ‘EZ-ELE’ 역시 60년대 풍 미니스커트에 블랙&화이트의 스트라이프와 물방울 무늬를 조화시켜 세련된 이미지. 심설화씨의 ‘사라 심’ 또한 흑백의 조화를 시도하되 주로 직사각형을 변형한 디자인들을 발표했다.

지춘희씨도 ‘미스지 콜렉션’에서 미니멀리즘에 입각해 선과 원을 심플하게 조화시킨 의상들을 선보였다. 그는 이렇게 60년대풍 ‘옵아트’ 패션을 내세운 반면 역시 같은 시대에 유행했던 ‘재키 스타일’의 여성스럽고 풍만한 느낌의 의상들도 선보여 ‘극과 극의 조화’라는 평을 받았다. 한송씨의 ‘트로아조 바이 한송’은 영화 ‘다운 위드 러브’에서 영감을 얻은 60년대풍의 로맨틱한 의상들을 쇼의 주요 테마인 ‘팝 시크’에 맞게 재현했다.

‘SFAA 서울 컬렉션’에서도 이런 트렌드는 재확인됐다. 신장경씨는 출품작에 대해 “60년대의 모즈룩과 팝 아트를 빈티지 스타일 드레스, 란제리풍 의상에 접합시켰다”고 설명했다.

○ Resort & Nature

손정완씨는 일명 ‘캔디 컬러’로 불리는 다양한 원색 계열 색상들과 파스텔톤 색상들을 다양하게 사용했다. 튀는 색상과 편안한 디자인이 휴양지 패션을 일컫는 ‘리조트룩’을 연상케 한다. ‘부르다 문’ 역시 소매에 러플을 달고 큰 꽃무늬를 조화시킨 하와이안 블라우스를 선보였다.

‘프레타포르테 부산’에 참가한 일본계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미치코 코시노’는 패션쇼의 테마를 아예 ‘하와이안 홀리데이’로 잡았다. 황금색 해바라기, 분홍색 꽃무늬 등이 날염 처리된 의상들과 꽃 모양의 코사지 장식들을 캐주얼하게 연출했다.

꼭 리조트룩을 지향하지 않더라도 알록달록한 색감이 이에 못지않게 강렬한 쇼들도 많아졌다. 김연주씨는 고급 라인인 ‘퍼플 라벨’을 처음으로 소개하면서 오렌지색 니트톱에 형광 노란색 벨트와 구두를 매치하는 식의 강렬한 색상 조합을 보여주었다. 루비나씨 역시 ‘에너제틱 보디’를 주제로 다양한 색감을 토해 냈다.

반면 남성복은 실용성에 초점을 두고 흰색 베이지색 갈색 등을 조화시킨 편안한 의상들이 많았다.

‘솔리드 옴므’의 우영미씨는 화이트와 와인 색상의 턱시도 재킷, 스웨이드 소재의 블루종 등 넉넉한 디자인의 상의와 이에 상반되는 날씬한 디자인의 7분 팬츠를 매치해 도회적인 느낌을 냈다. 우씨는 “몇 해 동안 남성복은 밀리터리 스타일에 맞춰져 있었으나 앞으로는 90년대 후반의 미니멀리즘이 변형된 형태가 유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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