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사르르 녹는 그 맛!…"초밥도 개성시대"

  • 입력 2003년 12월 4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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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지역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고급 회전초밥집들은 큼직한 생선회로 만든 주방장 창작 요리를 내놓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까나야에서 촬영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최근 서울 강남지역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고급 회전초밥집들은 큼직한 생선회로 만든 주방장 창작 요리를 내놓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까나야에서 촬영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회전초밥이 과거의 ‘싸구려’ 이미지를 벗어나 서울 강남지역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고급 회전초밥집들이 다양하고 신선한 메뉴와 세련된 인테리어를 내세워 까다로운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삼성동 ‘스시 히로바’(02-515-5511), 서초동 ‘사까나야’(02-588-0667), 신사동 ‘미요젠’(02-3445-1075)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고급 회전초밥집의 가장 큰 특징은 초밥의 형태.

밥에 얹힌 생선회의 길이가 밥 길이의 3배 이상 된다. 밥알이 160개 정도 담긴 밥의 길이와 무게가 각각 4cm, 10g인 데 비해 생선은 14cm에 15∼20g이나 된다.

일본 만화 ‘미스터 초밥왕’에서 밥을 부채꼴 모양으로 감싸는 생선회가 밥 길이와 거의 비슷했던 것과는 차이가 크다. 밥보다 생선을 즐기는 한국인 입맛을 고려해 생선 분량을 크게 늘렸다는 설명. 생선은 주로 제주와 남해안 산지에서 직접 가져오는데 참치는 일본에서 수입하기도 한다.

매장 인테리어도 기존 회전초밥집과는 사뭇 다르다.

정통 일식집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바(bar)나 퓨전 레스토랑 같다. 일렬로 죽 펴면 60m 이상 되는 3단 레일 중 위쪽 2개 레일에는 초밥 접시들이 돌아가고 맨 아래쪽 레일에는 녹차, 생강과 마늘, 간장 등이 서빙된다. 레일을 가운데 두고 4∼6인용 테이블을 놓아 초밥을 골라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왼쪽부터) 미요젠. 스시 히로바. 사까나야

○ 미요젠

지난달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 로데오거리에 현대종합상사㈜가 영업을 시작했다. 전용면적 105평의 넓은 규모에 세련된 인테리어가 인상적. 배우 김혜수와 차태현, 가수 god 등이 이미 단골이 됐다. ‘헬스 앤드 다이어트’ 메뉴로 두릅 초밥, 표고버섯 초밥, 아스파라거스 초밥 등이 있고 각종 와인이 구비돼 있다.

○ 스시 히로바

지난해 5월 문을 연 국내 고급 회전초밥집의 선두주자. 삼성동의 강남본점을 비롯해 역삼점(02-558-5518)과 경기 분당점(031-718-5115)을 함께 운영한다. 보리새우 초밥과 참다랑어 뱃살 초밥의 인기가 높다. 메로구이는 일본술의 안주로 좋다.

○ 사까나야

4월 서초동 뱅뱅사거리에 오픈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 ‘미세스 마이’와 퓨전 삼겹살 전문점 ‘돈후이’를 운영하는 외환딜러 출신의 홍명식씨(43)가 사장이다. 주방장들이 요리 기법을 개발한 퓨전 롤인 ‘창작 스시’가 인기. 매운 참치에 데리야키 소스를 곁들인 ‘핫 나이트’, 생선살에 아보카도와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혼합한 ‘라스베가스’ 등이 있다.

▼회전초밥 먹는 법▼

스시 히로바, 사까나야, 미요젠 등은 점심에는 오전 11시반부터 낮 2시반까지, 저녁에는 오후 5시반부터 밤 10시까지만 영업을 한다. 따라서 영업시작 시간에 가면 가장 신선한 초밥을 먹을 수 있다.

회전초밥집 레일은 50∼60m나 되기 때문에 초밥이 한바퀴만 돌아도 신선도가 떨어진다. 이곳에서는 생선회 표면이 마르면 즉시 버리거나 롤을 만드는 데 재활용한다. 규모가 커서 레일이 긴 경우 원하는 초밥을 주방장에게 직접 주문해 바로 먹어도 좋다.

회전초밥집마다 소주 맥주 일본술 와인 등을 함께 제공하는데 일본에서는 초밥에 일본술이나 맥주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초밥은 담백한 것에서부터 기름진 재료 순서로, 흰색 붉은색 푸른색 생선 순으로 먹는다. 구체적으로는 광어 농어 도미 등 흰살 생선→참치등살→오징어→피조개, 전복 등 조개류→성게알, 연어알, 날치알 등 알류→참치 뱃살→고등어, 전어 등 등푸른생선→김말이 등의 순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가을 생선으로 한껏 기름기가 올라 고소한 전어를 먼저 먹을 수도 있다. 회전초밥집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골라먹을 수 있는 것이다.

초밥을 먹은 후에는 생강으로 입안에 남은 생선 냄새와 기름기를 씻어줘야 다음 초밥의 맛을 새롭게 느낄 수 있다. 간장은 밥이 아닌 생선에 찍어 먹어야 생선 맛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이미 각종 양념이 된 롤에는 간장과 고추냉이가 필요 없다.

(도움말:스시 히로바 윤동옥 조리실장, 사까나야 허진석 조리실장, 미요젠 이굉열 조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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