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의 근로자가 늙어가고 있다

  • 입력 2003년 12월 4일 14시 00분


코멘트

4일 노동부에 따르면 종업원 10명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1980년 28.8세에서 지난해에는 36.7세로 8세 가까이 높아졌다.

평균 근속연수도 같은 기간 3년에서 6년으로 2배나 늘어났다.

이는 55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진 데다 청년층(15~29세)의 진학률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 노동시장에 '젊은 피'가 수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신규 인력채용을 꺼리는 개별 사업장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1973년 창사 이후 한 번도 이렇다 할 인력감축을 한 적이 없는 현대중공업은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무려 44.5세(근속연수 16년)에 이른다.

현대자동차도 정규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94년 31.3세에서 지난해 말 37.6세로 높아졌다. 근속연수도 같은 기간 6.9년에서 12.6년으로 늘어났다.

두 기업은 퇴직 등으로 자연 감소하는 인력을 대부분 하청 근로자로 채우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 같은 근로자의 고령화 현상은 근속연수에 비례해 임금이 많아지는 연공급제(年功給制)가 보편적인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곧바로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져 인력 구조조정의 원인이 된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최근 대의원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추세라면 사측이 조만간 정리해고 희망퇴직 등 고용조정 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