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법인세율 내리기 경쟁…中-日 내년 25%로 인하

  • 입력 2003년 12월 2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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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3개국에서 기업투자 활성화를 겨냥한 법인세율 인하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이 현재 30%인 법인세율을 25%로 내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을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도 연이어 세율 인하 방안을 내놓고 있다.

▽불꽃 튀는 ‘법인세 삼국지’=선수를 치고 나온 나라는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9월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법인세율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불황으로 인해 재정적자가 심화됐지만 기업 부담을 덜어줘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오히려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총리가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멀지 않은 장래에 세율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자국 기업에 적용하는 법인세율을 현행 30%에서 25%로 내릴 계획이다. 대신 중국 내 경제특구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적용하는 법인세율은 현행 15%에서 25%로 올려 중국 기업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최근 중국 경제의 달라진 위상을 감안해 ‘외자 유치’ 못지않게 자국기업 육성에 신경을 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도 지난달 20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현재 27%인 법인세율을 2005년부터 2%포인트 내리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 세율 인하 적용 시기 앞당길 필요도=만약 일본과 중국이 내년부터 법인세율을 내리면 2005년부터 세율을 내리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기업의 조세 경쟁력이 낮아진다.

하지만 정부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 재경위를 통과했고 세수(稅收) 사정도 있어 세율 인하 시기를 내년으로 앞당기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재정경제부 김영룡(金榮龍) 세제실장은 “올해 경기 침체로 내년도 법인세 세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법인세율의 조기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상당수 세제(稅制) 전문가들은 법인세율 인하는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시행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임주영(林周瑩) 교수는 “기업들이 올해 초부터 법인세율 인하를 요구했지만 현 정부 상층권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시행이 늦어졌고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꺾었다”며 “어차피 갈 길이라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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