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MTB, 길 아닌 길을 간다

  • 입력 2003년 12월 2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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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 Mountain Bike의 약자로 산과 거친길을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자전거를 뜻한다.
MTB? Mountain Bike의 약자로 산과 거친길을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자전거를 뜻한다.
소설가 김훈은 1999년 가을부터 1년 동안 그의 자전거 ‘풍륜’으로 전국의 산천을 여행한 뒤 쓴 ‘자전거 여행’이라는 에세이를 썼다. 그는 이 책에서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나가는 일은 복되다’라고 자전거 여행을 표현했다.

겨울이다. 날씨가 춥다고 집안에만 웅크려 있지 말고 온몸으로 자연을 느껴보자. 몸으로 바퀴를 굴리며 길 뿐 아니라 길이 아닌 곳도 달리는 MTB를 소개한다.

MTB(Mountain Bike, 산악자전거)는 산악과 거친 길 등을 달릴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어진 비포장도로용 자전거의 통칭. 70년 미국의 도로사이클 선수인 G.피셔가 일반 사이클에 모터사이클용 바퀴와 자동차 쿠션 등을 달고 산에서 탄 데서 처음 비롯했고 80년대 초 한국에 도입됐다. 또 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부터 공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산악능선을 질주하기 위해 바퀴의 지름이 20∼27인치로 도로용 사이클보다 작고, 대신 두께는 1.5∼2.5배 두꺼워 ‘모터크로스(오토바이형) 자전거’로 불리기도 한다. 경사진 길을 쉽게 오르내리기 위해 바퀴에 12∼21단 배율의 기어가 달려 있고, 흔히 ‘쇼바’라 부르는 충격흡수장치와 쿠션, 브레이크 등이 특수 설계된 게 특징.

프로가 활성화된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는 MTB월드컵을 비롯해 각종 오픈대회를 치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대한사이클연맹과 전국MTB연합회 주최로 각종 국제대회와 전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대회 종목은 산악능선을 종주하는 20∼100km 크로스컨트리와 힐클라이밍(언덕오르기), 다운힐(언덕내려가기), 스키의 대회전에 해당하는 듀얼슬라럼, 스키의 점핑에 해당하는 트라이얼 경기 등이 있다.

초보자가 MTB를 배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동호회 모임에 나가는 것. 많은 동호회에서 나름대로 초보자를 위한 강습모임을 열고 있다. 동호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전문가가 돼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자전거 매장을 중심으로 600여개 클럽, 20여만명의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초보자 60만원대 자전거 무난

MTB를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장구. 흔히 급한 마음에 자전거만 구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조금 싼 자전거를 사더라도 반드시 헬멧, 보호대, 안전등 같은 보호 장구를 구입하길 권한다.

자전거의 기본인 프레임에는 일반적 자전거에 쓰이는 하이텐부터 크로몰리, 알루미늄, 카본, 티타늄, 마그네슘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각 소재마다 독특한 성질을 갖고 있어 탄성, 충격흡수정도, 무게, 강도 등이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알루미늄 차체가 가장 많이 쓰이며 합금, 열처리 방법 등에 따라 세분화된다. 가벼우면서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자전거 제작회사들의 지상과제.

한강 둔치나 시외의 한적한 곳에서 여유를 즐기며 탈 목적이라면 굳이 값비싼 자전거를 구입할 필요 없이 저가의 생활용 자전거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진짜 산악자전거의 참맛을 즐기려면 수십∼수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60만원대 제품을 입문용으로 추천한다. 그 이하의 제품은 산을 한 번 오르내리면 바퀴가 휘는 등 내구성과 안전성이 떨어지기 때문.

가끔 산을 타는 것이 아니고 오프로드를 위주로 하는 중·상급자라도 100만∼200만원대 제품이면 충분하다. 전체 무게는 10kg 안팎이면 무리가 없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겨울 MTB "안전장구 챙겨라"

MTB의 매력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깊은 산속까지 들어가 자연의 속살을 훔쳐보는 데 있다.

또 MTB는 유산소 운동이다. 도시의 매연에서 벗어나 깊은 산속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새소리를 즐길 수 있다. 산림욕장이나 수목원등을 달릴 때 건강한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트’를 맡다보면 나이보다 훨씬 젊어진다.

겨울철 MTB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걸어서도 올라가기 힘든 미끄러운 산길을 자전거가 슬슬 올라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빙판에서는 알루미늄 볼트가 박혀있는 스파이크 타이어를 장착하면 미끄럼 방지에 도움이 된다. 겨울에 산 속에 올라가면 기온이 급격히 내려갈 수 있으므로 옷을 따뜻하게 입고 손난로 등을 준비해 저체온증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최재영(32·와일드바이크 운영자)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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