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이익으로 같은 기업 산다…대한펄프등 시가총액 웃돌아

  • 입력 2003년 12월 1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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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동안의 영업이익만으로 자기 회사 덩치만한 회사를 살 수 있다?’

상장사 가운데 일부 기업이 올해 들어 9월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 규모가 시가총액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증권거래소가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영업이익 흑자를 낸 399개 12월 결산법인을 대상으로 영업이익(9월 말 현재)과 시가총액(11월 28일 종가 기준)을 비교한 결과 대한펄프, 신성건설, 대한방직, 중앙건설 등 4개사의 영업이익이 시가총액을 웃돌았다.

이들 기업은 올해 벌어들인 영업이익만으로도 증시에서 같은 규모의 기업을 하나 더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대한펄프는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이 209억2900만원인데 비해 시가총액은 100억7700만원에 불과해 영업이익이 시가총액의 207.69%였다.

신성건설도 영업이익이 218억8300만원으로 147억1700만원인 시가총액의 148.69%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방직과 중앙건설 역시 시가총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이 각각 121.72%, 100.2%에 이르렀다.

거래소측은 “시가총액 규모가 영업이익보다 월등히 큰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영업이익이 시가총액에 비해 큰 기업은 일단 이익 모멘텀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건설 전문업체인 중앙건설의 경우 주로 수도권의 역세권에 큰 평수의 고급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면서 이익을 많이 내고 있는데도 증시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교보증권 조봉현 연구위원은 “전체 매출에서 주택건설이 90%를 차지하는 중앙건설은 주택건설 경기가 나빠지면 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은데다 대형 건설업체에 가려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많이 낸다고 해서 무턱대고 저평가됐다고 결론을 내리고 투자하기보다 재무구조는 튼튼한지, 업황에 따라 이익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가총액이 한해 영업이익보다 작은 기업들은 대부분 향후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경우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정도가 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 영업이익 시가총액 비율 상위 10개사
회사영업이익
(백만원)
시가총액
(백만원)
비율(%)
대한펄프20,92910,077207.69
신성건설21,88314,717148.69
대한방직16,19313,303121.72
중앙건설37,76837,693100.20
삼호19,08719,864 96.09
신원16,85519,684 85.63
신일건업14,25417,820 79.99
한창제지 8,92311,637 76.68
동양고속건설33,07443,47376.08
대한제당23,15330,809 75.15
영업이익은 1~9월 누적. 시가총액은 11월 28일 현재. 자료:증권거래소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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