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세계적 금융그룹인 ING그룹의 알렉산데르 리누이 칸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장(사진)이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노동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한국의 불안정한 노사관계에 대해 이같이 ‘훈수’를 했다.
1980년 초반까지 ‘고임금→기업 수익성 저하→일자리 감소→연금제도 강화→재정 적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한 네덜란드가 1982년 폴더(polder·간척지) 모델로 ‘네덜란드병’을 고친 것을 벤치마킹 하라는 것.
국토의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아 간척지가 많다는 뜻에서 이름 붙은 폴더 모델(일명 바세나르 협약)은 네덜란드의 노-사-정 대표가 모여 기업의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합의. 네덜란드는 폴더 모델을 계기로 90년대 후반까지 약 15년간 전성기를 구가했다.
칸 회장은 “한국의 노사관계도 네덜란드의 폴더 모델이 적용될 여지가 많다”며 실천 방안으로 ‘3C’를 강조했다.
3C는 합의(Consensus) 협력(Coope-ration) 일관성(Consistency)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것으로 노-사-정이 각자 임금비용 완화, 고용 증대, 감세(減稅) 등에 합의한 뒤 적극 협력해 이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
그는 특히 “폴더 모델의 정신이 바랜 90년대 후반부터 네덜란드 경제가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지만 2주일 전 노-사-정이 다시 2년간 임금 동결에 합의해 ‘허리띠’를 졸라맸다”며 “3C 가운데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칸 회장은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 총장 출신으로 1991년부터 96년까지 네덜란드 경영자협회 및 경제인연합회 대표를 지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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