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虛舟, 미안합니다"

  • 입력 2003년 10월 31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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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31일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 부친 추도미사를 가졌다. 이 전 총재는 이날 SK비자금의 한나라당 유입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국회공동취재단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31일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 부친 추도미사를 가졌다. 이 전 총재는 이날 SK비자금의 한나라당 유입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국회공동취재단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가 지난달 28일 신장암을 앓고 있는 김윤환(金潤煥) 전 민국당 대표를 방문, 2000년 16대 총선 공천배제 등에 대해 사과하고 화해를 청했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은 “이 전 총재는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와 함께 서울 방배동의 김 전 대표 자택으로 찾아가 40분간 대화를 나눴으며, 10분간 독대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신장 절제수술을 받은 뒤 올해 초부터 9월까지 미국에서 치료를 받다 병세가 악화돼 지난달 2일 귀국했다.

김 전 대표는 이 전 총재가 찾아갔을 당시 마치 그동안은 ‘꾀병’을 부리기도 한 듯 원기를 회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측근은 “(이 전 총재에 대해) 한이 맺혀있는 김 전 대표가 마치 이 전 총재의 사과를 받아주기 위해서인 것처럼 그날은 말짱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김 전 대표가 2000년 초 16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된 뒤 3년8개월 만의 일이다.

한 여사도 이절자 여사에게 “여러 가지로 미안하다. 너그러이 용서해 달라”고 거듭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눈시울만 붉힌 채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전 총재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당에서 부인 한 여사 등 가족과 함께 부친 이홍규(李弘圭)씨 1주기 추도식을 갖고 이어 충남 예산을 방문, 선영을 참배했다. 추도식에는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 하순봉(河舜鳳) 김기배(金杞培) 전 사무총장, 양정규(梁正圭) 김진재(金鎭載) 신경식(辛卿植) 이상배(李相培) 김무성(金武星) 권철현(權哲賢) 이원창(李元昌) 김황식(金晃植)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을 포함해 모두 400여명의 추모객이 참석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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