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출신 대학보다 능력 우선되어야

  • 입력 2003년 10월 31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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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졸업자들이 취업전선에서 지방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이 본보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지방대 출신들은 서류전형에서부터 낮은 점수가 매겨지는 억울한 사례도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해 공개됐다. 지방대 졸업자들이 하소연해 온 기업들의 ‘지방대학 푸대접’이 실제로 확인된 셈이다.

최근 취업의 문이 바늘구멍처럼 좁아지면서 지방대 출신들은 거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내몰린다. 나름대로 열심히 취업을 준비해 온 지방대생들이 시험을 치를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것은 심각한 차별이다. 이러니까 지방대를 기피하는 현상이 날로 확산되고 지방대학들은 더욱 침체에 빠져드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대학의 편입시험에 지방대 학생들이 대거 몰리는 것도 따지고 보면 취업에 결정적으로 불리한 탓이 크다.

지방대 차별은 대학의 경쟁풍토 정착에도 중대한 장애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지방대학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인정받을 수 없다면 어느 대학이 의욕을 갖고 대학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수 있겠는가.

기업들은 명문대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입버릇처럼 세계 일류기업과 경쟁력 강화를 외치는 회사들이 아직도 대학간판 같은 구태의연한 채용기준에 집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명문대 출신이라는 사실이 그 사람의 업무능력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면 출신대학보다는 실력과 발전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선발방식으로 전환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최대한 높이는 일이다. 최근 신입사원전형에서 출신대학을 따지지 않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방대 발전과 육성에 더 큰 사회적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 지방대에 대한 편견이 불식되어야만 지방대를 차별하는 기업풍토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대학도 여러 문제를 내포하고 있긴 하지만 구조조정 등 자구 노력에 나선다는 전제 아래 적극적인 육성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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