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공계' 목소리 높였다…"이탈 부채질말라"

  • 입력 2003년 10월 31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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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이공계열 대학 교수들이 2005학년도부터 도입되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이 이공계 기피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이공계 대학 교수 5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경쟁력위기대책위원회’는 31일 성명을 내고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의 도입은 이공계 인력 수급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수한 인력 수천명이 매년 국가경쟁력의 기본 자원이 되는 이공계를 외면하고 의대와 치대, 한의대로 몰리는 게 현실”이라며 “이공계 대학 재학생을 포함한 수만명이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준비에 매달려 또 하나의 ‘고시 열풍’이 불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경쟁력위기대책위원회 간사인 서울대 김대식 교수(물리학과)는 “정부는 이공계 고사 현상을 막기 위해 의·치의학전문대학원 도입을 철회하고 국가의 산업 및 기초과학 인력수급에 대한 종합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가천의대 건국대 경북대 경상대 경희대 부산대 이화여대 전북대 충북대 포천중문의대 등 10개 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을, 경북대 경희대 부산대 서울대 전남대 전북대 등 6개 대학이 치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할 예정이다.

4년제인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은 4년제 대학 졸업자를 신입생으로 모집한다.

한 대학편입 전문학원이 5월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준비반 수강생 400여명을 조사한 결과이공계 수강생이 전체 수강생의 64.6%(공대 40.4%, 자연대 24.2%)를 차지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한국 과학, 이만큼 성장했습니다.”

서울대 포항공대 등 국내 이공계 대학 및 연구소, 산업자원부 등이 한국 과학의 성과와 전망을 알리기 위해 미국 유명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2004년 신년호에 홍보성 기사를 싣기로 했다.

대학과 연구소 등이 미국 유명 저널에 자체 비용을 들여 홍보성 기사를 싣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저널은 세계 140개국 300만명의 독자를 가진 권위 있는 과학 전문지로 해마다 과학 기술 분야에 저력을 지닌 국가를 선정해 특집 형식으로 홍보의 기회를 제공해 왔다.

참여 기관들은 각각 연구 성과와 현황 등을 담은 2∼4쪽 분량의 소개글을 작성, 2004년 1월호에 ‘게이트웨이 코리아’라는 제목으로 모두 36쪽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과거 10년 동안 서울대 이공계는 양적 질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며 “그동안 한국 이공계가 세계 과학계에 기여한 바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관계자는 “한국 이공계는 실제 수준이나 성과보다 덜 알려진 편”이라며 “대부분의 독자가 북아메리카와 유럽에 있으므로 유럽인, 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을 찾아와 공부하기가 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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