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주재 한국외교관 “떠나라” 납치-협박 당해

  • 입력 2003년 10월 31일 0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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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李光宰) 외교통상부 아중동국장은 30일 “최근 이라크 주재 한국 대사관의 외교관 한 명이 이라크인들에게 몇 분간 납치돼 이라크를 떠나라는 협박을 받은 일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이 외교관은 일주일전 바그다드의 한국대사관으로 사용하는 수메르 랜드 호텔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중 이라크인 2명에 의해 그들의 차에 강제로 태워졌다”며 “범인들은 이라크를 떠나라고 협박하고 몇 분 뒤 풀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국장은 납치됐던 외교관의 이름, 직책과 사건 발생의 시기, 동기 등에 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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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장은 또 “8월 KOTRA 바그다드 사무소가 총격을 받았고 같은 달 대우 바그다드 사무소에 파견된 직원이 ‘바그다드를 떠나라’는 협박서한을 받았다”며 “이 밖에도 현대건설 파견 직원이 차량 강도를 당하고, 모상사 사무실에 강도가 침입하고, 비정부기구인 ‘글로벌케어’의 방문 때는 방역장비 도난사고가 나는 등 이라크 내 한국인 피해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바그다드 이외 지역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최근 잇따르는 무차별 테러에 대한 이라크 국민들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어 장기적으론 정세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날 2차 이라크 현지조사단의 부단장 자격으로 31일부터 10일간 이라크를 방문하는 것에 관해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다 이같이 말했다. 한편 이 국장은 “우리 군의 파병 성격과 규모 형태 시기 등 세부사항을 결정하는 데 2차조사단의 결과 보고서가 객관적인 준거가 되도록 활동할 것”이라며 “파견될 군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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