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크게이트’ 취재원 보호 논란

  • 입력 2003년 10월 6일 20시 13분


코멘트
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 누설사건인 ‘리크게이트(Leak Gate)’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기자들의 취재원 보호 문제가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워싱턴 포스트는 5일 “수년 만에 대형 정치적 미스터리가 된 이 사건의 해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워싱턴에만 적어도 6명이 있지만 모두 기자들이기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칼럼에 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밝혀 게이트 파문을 만든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은 “행정부 고위관리 2명이 백악관을 비난한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주재 대사의 부인이 CIA 요원이라고 알려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취재원을 밝혀야 한다면 언론계를 떠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노박씨 외에 NBC, 타임, 뉴스데이 등의 기자들도 관리들로부터 비슷한 얘기를 들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취재원을 보호하는 것은 기자들의 기본”이라며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미디어 비평가인 하워드 커츠 기자의 말을 인용, “연방정부 관리들의 ‘범죄’에 관련된 것이라면 취재원의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컬럼비아대 저널리즘 스쿨의 니컬러스 레먼 학장 역시 “취재원 보호가 (기자들의) 개인적 직업 이익에는 들어맞지만 대중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며 비공개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현재 윌슨 전 대사는 자신에게 취재원을 귀띔해준 기자들의 이름을 법무부에 모두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법무부의 공식 지침은 “기자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기 전에 최대한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것. 법무부가 기자들을 소환하려면 존 애슈크로프트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