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아 공습 노림수는]“테러지원 제3국도 공격” 경고

  • 입력 2003년 10월 6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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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일명 욤키푸르 전쟁)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국경을 넘어 시리아 영내를 공습하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뭘까.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아랍권과 미국 모두에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다분히 계산된 행위라고 6일 분석했다.

우선 아랍권에 대해서는 그동안 테러가 발생하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만 공격했지만 앞으로는 제3국의 후방기지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는 해석이다. 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도 팔레스타인 정권에 대해 미국의 정책은 실패했으므로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은 취임 3년째로 분쟁을 다룬 경험이 적은 바사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군사대응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번 공격을 단행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시리아가 군사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상황이 중동전쟁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지지를 잃지 않으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조직을 지원하는 나라는 공격한다’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한 셈이 된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대(對)테러 원칙을 ‘선제적 공격’이라고 선언한 이상 이스라엘이 비슷한 방식으로 테러를 응징한 것을 비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이러한 계산 때문에 이스라엘은 ‘중동의 정치 군사적 금기를 깬 도발’이라는 아랍권의 시각에도 불구하고 대담한 공격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이스라엘과 시리아는 1967년 3차 중동전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 반환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기도 했으나 공식적으로는 아직도 전쟁상태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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