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 판매 ‘쾌속질주’…1~8월 2000cc이상 점유율 8.9%

  • 입력 2003년 10월 6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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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첫선을 보인 쌍용차의 ‘뉴체어맨’이 36시간 만에 3078대가 팔려나가자 회사측도 놀라고 있다. 순식간에 월간 판매 목표인 1500∼2000대를 훌쩍 넘겼기 때문. 쌍용차는 “사흘 동안의 주문으로 대기 물량이 2개월치를 넘어섰다”며 “예상을 넘어선 반응으로 작업시간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체감 경기는 바닥이지만 수입차는 물론 고가(高價)의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는 점차 늘고 있다. 경차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

6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8월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가운데 티코 마티즈 비스토 등 배기량 800cc 미만의 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같은 기간의 4.9%에서 4.4%로 떨어졌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점유율 27.1%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2000cc 이상의 대형차와 SUV는 승용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체어맨 에쿠스 오피러스 등 대형차의 점유율은 1998년 3.5%(2만197대)에서 작년 말 8.0%(9만8308대), 올 1∼8월 8.9% 등으로 높아졌다.

SUV의 점유율도 작년 8월 말 24.0%에서 올해는 27.7%로 올라서며 점유율 1위로서의 지위를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중형차 수요가 SUV로 전환돼 판매량이 크게 느는 것. SUV 점유율은 1500∼2000cc 미만의 중형차(22.7%)나 1500cc 미만의 소형차(23.0%)와의 차이를 벌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내수침체로 9월 말까지 전 차종의 판매가 줄었지만 싼타페는 오히려 9.9%(5만6996대) 증가했다.

대우증권 조용준 애널리스트는 “9월 말까지 현대차의 베르나와 클릭의 판매 대수는 2만3600여대로 그랜저XG의 4만2000여대에도 못 미친다”며 “외환위기 이후 심각해진 소득불균형이 자동차업체의 영업이익률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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