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강도 다시 높아지나

  • 입력 2003년 10월 6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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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매수 강도가 다시 세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직전 개장일인 2일 262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데 이어 6일에도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관련주를 중심으로 4042억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이날 순매수 규모는 7월 8일(6369억원) 이후 가장 컸다.

▽매매패턴 달라진 게 없다=외국인들의 매수 강도가 세진 것은 2가지 이유 때문. 우선 미국의 9월 고용동향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크게 올랐다. 미국 노동부가 9월 중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는 5만7000명 증가한 반면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6.1%에 그쳤다고 발표한 것.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가 증가한 것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고용 없는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떨어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4.5% 급등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상승탄력에 힘을 실어줬다.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전자를 28만주 가량 매집하는 데 1175억원을 쏟아 부었다. 대만 증시도 이날 반도체업체인 TSMC와 난야 등 주요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과 한국 증시가 조정국면으로 들어갔지만 기술주 중심의 외국인 매매패턴엔 별다른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매수 강도는 약해질 것=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일본 및 대만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아 이전만큼 한국물에 대한 매수 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면서 한국증시의 조정국면이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투자자들도 이날 140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아 이익을 실현하는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머징마켓펀드 등 대부분의 뮤추얼펀드 자금이 지난주 순유출을 기록했다”며 “이런 추세로 보아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는 점차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들은 당분간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면 매수세에 가담했다가 외국인들이 살 때 내다 파는 매매패턴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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