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北 핵무기 사용 징후땐 선제공격

  • 입력 2003년 7월 31일 2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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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한반도에서 핵전쟁 발발시 러시아 극동 지역까지 피해가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북한 군사시설을 사전에 예방 공격하는 방안을 수립해 놓고 있다고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31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이즈베스티야는 국방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 계획은 오랜 검토 끝에 수립됐으며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가 보일 경우 태평양함대를 동원해 먼저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공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데므첸코 국방부 대변인은 사실 확인을 거부하면서도 “군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최근 러시아 당국은 하바로프스크에서 비상대책부 주재로 한반도에서 긴급 상황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한 대책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이러한 계획의 존재 사실을 제보한 소식통은 러시아 극동 지역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북한에 대한 선제 예방공격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군이 이상 징후를 보일 경우 미군이 먼저 조치를 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러시아군이 직접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북한 공습에 나설 경우 태평양함대 소속의 미사일 순양함 바랴그 호가 동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배수량 1만1200t급 바랴그는 64기의 S300 함대공 미사일과 16기의 P500 함대함 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있어 미사일로 북한군 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러시아는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경우 국경을 접하고 있는 프리모르스크주(연해주) 등 극동 지역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보리스 쿠바이 프리모르스크주 기상청장은 “한반도에서 핵폭발이 있은 지 2~3시간 안에 방사능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비롯한 프리모르스크주 지역으로 덮칠 것이며 계절적으로 남서풍이 부는 여름과 가을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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