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盧 경제정책]하반기 기업 여건 “호전안될것” 72%

  • 입력 2003년 7월 31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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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31일 제주 하계(夏季) 포럼에 참석 중인 경영자 1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한국 기업인들의 움츠러든 심리를 잘 보여준다.

올 하반기 기업경영 여건이 상반기와 비슷하거나(36.9%) 오히려 악화(35.2%)될 것이라는 응답이 10명 중 7명을 넘었다. 반면 하반기에 경영 여건이 나아지리라는 답은 23.8%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67.5%는 하반기에도 현재의 경영상태를 유지하면서 내실화에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투자 계획은 지난해 하반기나 올 상반기에 비해 큰 변동이 없다는 대답이 각각 50%와 60%에 이르렀다.

경영자들은 한국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노사관계 악화’(35.6%)와 ‘정쟁(政爭), 집단이기주의 등 사회적 갈등 증폭’(29.2%)을 꼽았다. 소비 부진이나 투자 위축 등 경제 측면의 ‘악재’보다 이런 부분을 더 중시한 점이 눈에 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는 ‘노사관계 안정’(36.0%)과 ‘정책의 일관성 유지’(30.2%)를 꼽았다. 전경련측은 “이 두 분야가 기업들이 현재 투자를 꺼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과 민생안정을 하반기 경제운용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내세운 것을 생각하면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최근 청년 실업 증가와 관련,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을 위한 정부의 역할 역시 ‘노동유연성 제고와 근로제도 선진화’라는 답이 4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법치주의 노사문화 확립’(36.2%)으로 ‘국내외 투자의 적극적 유치’(10.3%), ‘경기회복을 통한 고용수요 창출’(9.5%) 보다 높게 나타났다.

주5일 근무제를 도입했을 때 기업이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인건비 상승률은 300인 이상 사업장이 평균 7.0%, 300인 미만 사업장은 평균 5.3%라고 답했다. 전경련은 “정부안(案)에 따라 주5일 근무제를 도입했을 때 기업의 인건비 증가율은 9%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서귀포=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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