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민주화운동가로 '굵고 짧은 삶' 김도연 추모모임

  • 입력 2003년 7월 31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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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이자 민주화운동가였던 김도연(1952∼1993)의 10주기를 맞아 그를 추모하는 모임이 8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철학마당 느티나무’에서 열린다.

이번 추모모임은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와 고인의 고교 대학동창, 구 재야운동권 인사들, 문화운동 및 출판관계자들이 공동으로 주최하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이부영 의원(한나라당), 소설가 황석영씨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인천에서 태어난 김도연은 1972년 서울대 국문학과에 입학한 뒤 1975년 김상진 열사 장례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2년1개월간 옥고를 치르는 등 유신체제에 대한 항거로 두 차례 구속됐다.

그는 1980년대 민족·민중문학운동의 중요한 평론으로 평가되는 ‘장르확산을 위하여’를 발표했고 1985년 월간 ‘말’지의 초대 편집국장을 지냈다. 1989년 정계에 입문한 뒤 당시 민주당 기획조정실장, 인천 북구(갑) 지구당위원장 등을 거쳤으며 1993년 교통사고로 타계했다.

시인 김정환씨는 10년 전 세상을 떠난 ‘친구 김도연’에 대해 “무엇보다 그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청춘이 암울하고 난폭했던 시절 그는 술을 잘 마시지 못했으나 자리가 파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취한 친구들의 귀가를 보살펴 주는 ‘옆사람’이었고 민주화운동에 늘 열혈이었으나 징역살이 등 수난기에는 누구보다 ‘자상한 품’이 돼주었다. 평론가로 데뷔했으나 자기 글보다 남의 글쓰기를 더 보살피는 진정한 문학활동가였고 정치가가 되었으나 그보다는 자기 몫을 내어 주며 양쪽을 협상시키는 불화의 해결사였다. 10년 전 불의의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는 여전히 ‘옆사람’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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