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식 LG통신총괄사장 "하나로통신 살길은 5000억 증자뿐"

  • 입력 2003년 7월 31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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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통신 인수를 추진 중인 LG그룹이 31일 이를 반대하는 삼성과 SK에 대한 막판 압박작전에 들어갔다.

정홍식(鄭弘植·사진) LG통신 총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계 투자회사인 AIG가 ‘LG그룹이 하나로통신에 대해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고 경영을 맡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외자유치를 주선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혀 왔다”며 “AIG를 통한 외자유치 금액은 3000억원 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AIG는 주도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1대 주주가 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제 유상증자를 통해 LG에 이은 2대 주주로 만족하겠다는 의사”라고 풀이했다.

LG그룹은 현재 AIG와 세부 조건을 놓고 협의 중이며, 증자에 성공하면 당초 JP모건이 약속한 신디케이트론 6억달러(약 7000억원)와 AIG의 투자금을 모두 합쳐 모두 1조5000억원 가량이 하나로통신에 수혈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AIG의 투자방침이 사실이라면 그간 LG그룹의 유상증자보다는 AIG컨소시엄을 통한 외자유치를 주장해 온 삼성과 SK에 큰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그러나 이처럼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SK텔레콤 대우증권 등 대주주들이 증자를 무산시킨다면 LG가 통신사업 자체를 포기할 것을 그룹측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이 하나로통신의 외자 유치가 무산된 것에 대해 정 사장에게 유감을 표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인 정 사장은 이날 “한 달 전 LG 통신총괄 사장에 임명된 뒤 인사차 당시 진 장관을 방문했을 때 진 장관은 ‘외자유치 건이 확정된 상태인데 왜 이걸 무산시켰느냐, LG그룹이 책임지라’고 나무랐으며 신임 사장에 대한 덕담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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