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의 테마여행]캐나다 로키산맥 기차관광

  • 입력 2003년 7월 31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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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산맥의 장엄한 풍경 사이로 달리는 로키마운티니어호의 모습. 2층은 유리로 만든 돔형 스타일이어서 바깥 풍경을 남김없이 만끽할 수 있다.사진제공 로키마운티니어사
로키산맥의 장엄한 풍경 사이로 달리는 로키마운티니어호의 모습. 2층은 유리로 만든 돔형 스타일이어서 바깥 풍경을 남김없이 만끽할 수 있다.사진제공 로키마운티니어사
캐나다를 동서로 연결하는 철로의 총 길이는 6000여 km. 자동차로 북미 대륙 횡단을 꿈꾸는 사람도 있지만 기차로 이런 도전을 할 수 있다면 특별한 경험이 될 듯싶다. 특히 자연경관이 뛰어난 캐나다의 경우 북미 최고의 명소인 로키 마운틴을 끼고 달리는 멋진 기차 여행프로그램이 있다. 여행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알려진 캐나다 로키 마운티니어(Rocky Mountaineer) 기차 여행이 그것이다.

● 특등석 천장은 투명한 유리 돔

낮이 아닌 밤의 기차 여행은 특별한 즐거움을 기대할 수 없다. 혹시 낮에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지역만을 골라 기차로 여행하고 밤에는 기차를 벗어나 편안한 호텔에서 잠을 잘 수 있다면?

실제로 그러한 상상력을 발휘해 독특한 기차 여행 프로그램을 만든 회사들이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로키 마운티니어다. 밴쿠버-캠루프스-밴프-캘거리 노선, 밴쿠버-캠루푸스-재스퍼 노선이 있다. 중간 기착지가 모두 캠루푸스이다. 5월초에서 10월말까지 주3회 정도 운행된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인 로키 산맥을 창 너머 감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호사스럽다. 하지만 열차 내 편의시설의 수준도 빼어나다. 여행 잡지들은 남아프리카 주요 도시를 운행하는 블루트레인,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한 오리엔탈익스프레스와 함께 이곳을 세계적인 기차 여행 루트로 추천하고 있다.

이 루트의 역사는 100년 가까이 된다.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지형으로 꼽히는 곳에 철로가 놓여졌고 지금은 이 역사적인 루트가 가장 고전적인 스타일의 기차 바캉스 코스로 추천되고 있다. 로키산맥의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골고루 목격할 수 있고 눈 덮인 거대한 산봉우리들, 얼음 덩어리가 떠다니는 빙하호수, 하늘을 찌를 듯 둘러선 침엽수림과 장엄한 광경의 폭포 등 그야말로 자연에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풍경을 남김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로키 마운티니어 기차의 좌석 가운데 특등석이 GS 클래스다. 72명이 탑승할 수 있는 2층짜리 코치 형태인데 2층의 전망칸은 천장이 투명한 유리 돔으로 돼 있어 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1층 식당에서는 일류 요리사가 준비한 최고급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일반석은 SS 클래스라고 하며 옆쪽에 난 창으로만 바깥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로키 마운티니어의 기본 차량은 앞에서부터 기관차, 화물차량, SS 클래스 차량, GS 클래스 차량으로 편성돼 있다. 승객수가 많을 때는 37량까지 이어지는데 이 중 10량가량이 GS 클래스다. GS 클래스의 맨 뒷부분은 오픈 데크로 돼 있어 여기에서 열차 전체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 캐나다 최고의 절경을 만끽하는 코스들

산을 뚫고 만들어진 터널로 들어가는 기차. 로키마운티니어호가 달리는 구간은 곳곳이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지형으로 꼽힌다.사진제공 로키마운티니어사

로키 마운티니어는 18개국에 판매 대행업체를 두고 있고 40개 이상의 여행 상품들을 마련해놓고 있다. 기차가 정차하는 도시에 체류하며 즐기는 관광프로그램, 낮에는 전망을 돌아보고 밤에는 침대칸을 이용해 잠이 드는 프로그램, 기차 여행과 투어버스를 연계해서 즐기는 관광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2002년 한 해 동안 이 기차를 탄 사람은 7 만명 가량 된다.

캐나다 로키산맥 관광은 서쪽이나 동쪽 어디에서나 시작할 수 있다. 동쪽에서 출발한다면 시발점은 재스퍼가 된다. 재스퍼는 재스퍼 국립공원 안에 있는 소박한 마을로 로키 최고봉인 롭슨 산(해발 3931m)을 감상할 수 있으며 웅대한 산맥과 빽빽한 침엽수림 사이를 빠져나가는 동안 캠루프스에 이르게 된다.

역내 체크인 카운터에 짐을 맡기고 시속 50km의 기차에 오르면 오른쪽에 롭슨 산, 왼쪽으로 미엇 강을 감상할 수 있다. 91m의 높이를 자랑하는 피라미드 폭포와 크고 작은 호수들도 이 코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급커브가 계속되는 대륙 횡단철도 건설 당시 탈선이나 낙석에 의한 사고가 연이어 나타났던 장소들도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오싹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중간 기착지인 캠루프스는 잠시 기차의 흔들림을 벗어나 잠을 청하는 곳이다. 밴쿠버와 캐나다 로키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골드러시 당시에는 번창했던 곳이다. 지금은 연간 일조시간이 2000시간을 넘는 기후 조건 때문에 리조트 타운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을 따라 이어지는 이 작은 마을의 번화가는 빅토리아 거리다. 이곳에 하룻밤을 보낼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이곳을 출발해 밴쿠버까지는 톰프슨강과 프레이저강의 급류를 따라 움직인다. 압권인 지역은 바로 ‘헬 게이트(지옥의 문)’. 프레이저강이 가장 좁아지는 지점에서 급류가 끊임없이 물거품을 일으켜 지옥을 연상시키는 무시무시한 장관을 연출한다.

종착지는 밴쿠버의 퍼시픽센트럴역이다. 캐나다 서부의 현관으로 시내까지는 차로 10분 정도 거리이다. 기차에서 내릴 때 승무원들이 건네주는 기념품을 받아들면 이 길고도 멋진 여행이 끝났음을 알 수 있다.

여행칼럼니스트 nolja@worldpr.co.kr

●여행정보

◇로키 마운티니어 호 정보

시간 여유를 넉넉히 두고 예약해야 한다. 서울항공 여행사(02-753-8585·www.seoultravel.co.kr)에서티켓 예약을 할 수 있고 캐나다 열차여행전문사인 아이엔지투어(02-7373-080/www.ingtour.com)에 패키지 여행상품이 있다. 기차 여행에 관한 자세한 루트별 일정과 내용은 www.rockymountaineer.com에서 얻을 수 있다.

◇기차 여행상품

올해 새롭게 선보인 ‘캐나다 로키의 산장(Lodges of the Canadian Rockies)’ 프로그램은 7박8일의 가장 이상적인 코스로 밴쿠버에서 출발하며 이틀은 GS 클래스 서비스가 제공된다. 밴프와 앨버타에 있는 로키 마운틴 리조트에 도착, 렌털 서비스를 통해 에메랄드 호수까지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롯지’라고 부르는 산장에서 숙박할 수도 있다. 가격은 캘거리와 앨버타에서의 차량 렌털 서비스를 포함해 최저 가격이 2399달러(약 283만원)이다.

기타 여행정보

◇기타 여행정보

캐나다에 관한 여행정보는 캐나다 관광청

(02-3455-6063 /www.travelcanada.or.kr)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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