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代 아버지, 아들 카드탕진 비관 자살

  • 입력 2003년 7월 31일 0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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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카드 빚을 비관한 60대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0일 오전 11시 20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이모씨(63·원룸 임대업)가 안방에서 노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둘째아들(29)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카드 빚을 진 큰아들(34)에게 “내가 너의 카드 빚을 갚아주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더 이상은 갚아줄 수 없다. 똑바로 잘 살아라. 아버지는 먼저 간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이씨가 28일 큰아들이 3년 동안 진 카드 빚 6200만원 중 3200만원을 먼저 갚아준 뒤 이날 오전 은행에서 3000만원을 대출받아 큰딸에게 주면서 나머지 카드 빚을 갚아주도록 하고 자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큰아들은 자동차 인테리어와 인형 뽑기 등 사행성 오락을 하기 위해 신용카드로 현금을 대출 받았으며 이를 갚기 위해 또 다른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등 카드 돌려막기를 해오다 빚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원룸을 임대해 월세 수입으로 생활하는 이씨가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큰아들이 몇 년째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사행성 오락 등에 빠져 카드 빚을 많이 지게 된 것을 비관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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