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이 노모-아들 살해…아내마저 죽이려다 잡혀

  • 입력 2003년 7월 31일 0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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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드 빚에 시달리는 가족의 동반자살이 늘고 있는 가운데 카드 빚 등 1억여원을 갚지 못한 30대 회사원이 노모와 세 살배기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하고 아내까지 살해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용인경찰서는 30일 조모씨(34·회사원·경기 용인시 풍덕천동)에 대해 존속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29일 오후 4시경 자신의 집 안방에서 잠을 자던 아들(3)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작은 방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69)도 목 졸라 살해했다.

조씨는 이어 이날 오후 8시50분경 퇴근한 아내(30·간호사)에게 “어머니와 아이를 죽였는데 너도 죽이고 나도 죽겠다”며 뒤에서 목 졸라 죽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숨진 줄 알고 조른 목을 풀어준 틈을 이용해 집을 빠져나온 아내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으며 체포 당시 흉기로 손목을 자해해 피를 흘린 채 거실에 쓰러져 있었다.조씨 가족은 24평형 아파트에서 보증금 2000만원에 월 55만원을 주고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아내는 경찰에서 “결혼 초인 96년에도 남편이 수천만원의 빚을 져 시부모가 집을 팔아 빚을 갚아준 적이 있다”며 “이후엔 남편이 돈 관리를 해와 빚이 1억원이나 되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경찰은 인터넷 통신장비업체에 다니는 조씨가 수년 전부터 회사 선후배들에게 빌린 돈과 유흥비로 사용한 카드 빚 등 1억여원을 갚을 길이 없자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조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용인=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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