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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가는 환경정책…팔당주변 규제권 지자체 이양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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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가는 환경정책…팔당주변 규제권 지자체 이양 추진

입력 2003-07-30 19:06수정 2009-09-2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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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팔당상수원의 오염을 막기 위해 주변 지역의 건축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유보한 데 이어 규제수준을 대폭 후퇴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상수원 보호구역 내 공장 증설 허용, 김혁규(金爀珪) 경남도지사의 환경단속 완화 지시 등 일련의 환경규제 완화조치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참여정부의 환경정책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음하는 팔당상수원=환경부는 2000만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상수원을 각종 오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팔당상수원 수질보전 특별종합대책 고시’를 강화할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발에 밀려 25일 전격 유보했다.

이어 30일에는 5월 입안예고한 고시안의 내용 중 구체적인 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용인 광주 양평 등 경기도 7개 시군의 조례를 고쳐 팔당 특별대책지역 숙박업소 음식점 창고 등의 무분별한 건축을 제대로 단속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예컨대 창고의 경우 면적 800m² 미만으로 짓는 때에만 건축을 허용하도록 돼있는 고시안 조항을 삭제하고 지자체가 불법전용 단속을 강화하도록 하겠다는 것.

곽결호(郭決鎬) 환경부 차관은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정책은 강행하더라도 편법 불법을 초래해 결국 상수원 보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며 “중앙정부의 고시를 통하지 않고도 해당 시군의 조례, 환경시민단체의 활동으로도 오염행위는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지자체의 단속만으로 팔당상수원이 각종 오염행위로부터 제대로 보호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서울환경운동연합 양장일(楊將一) 사무처장은 “주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환경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반발에 밀려 상수원 보호 의지가 퇴색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논리에 밀리는 환경정책=김 경남도지사는 28일 ‘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설 것을 선언하고 일선 단속 공무원에게 “대기오염 폐수배출 등을 단속할 때 적발된 업체에 대해 중벌보다는 가벼운 벌을 주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첨단업종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LG필립스 파주공장 등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도권 내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고 팔당상수원 배출시설 설치 제한지역에 동부전자 음성공장 증설을 허용해 환경정책의 신뢰성을 잃었다. 또 골프장 스키장 등 레저 스포츠 시설의 부지면적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환경부가 유일하게 내세우는 성과는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 특별법’에 대한 경제부처의 합의를 이끌어내 연내 입법을 하기로 했다는 것. 그러나 이마저 대기오염을 가중시키는 경유 승용차의 국내 시판을 2005년부터 허용한다는 정책과 맞바꾼 것이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환경을 강조한다고 해서 기업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단견(短見)”이라며 “긴 안목으로 시야를 넓히면 친환경 기술 개발 등 환경과 경제가 공생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환경정책 실종됐나=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은 환경의 날(6월 5일)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백지 성명을 냈다. 환경을 도외시하는 참여정부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뜻이었다.

참여정부 출범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부터 지금까지 대통령 주변에는 환경부장관 외에 변변한 환경 참모 하나 없는 형편.

한명숙(韓明淑) 환경부 장관도 최근 “국무회의 등에서 환경정책을 지지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며 ‘외로운 투쟁’에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타균(金他均) 녹색연합 정책실장은 “경제논리만을 앞세워 국민의 삶의 질에 직결되는 환경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정부가 얼마나 환경 분야를 홀대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후퇴하는 참여정부의 환경정책▼

-무방류 폐수처리 시스템 등 환경기술이 갖춰진 경우 환경규제를 탄력적 운용

-2005년부터 경유승용차 국내시판 허용

-수도권 내 첨단업종 외국인 투자기업의 공장 신증설 규제 완화

-준농림지역 내 공장 허용기준 완화(3만m² 미만→1만m² 이상)

-골프장 부지면적 규제(시도별 임야면적의 5% 이내), 시군구별 골프장 총량제한 규제(시군구별 임야면적의 3% 이내) 완화

-스키장 부지면적 규제 조정

자료:재정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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