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차 긴급조정권 무리 아니다

동아일보 입력 2003-07-30 18:34수정 2009-10-1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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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사태에 대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는 산업 안정과 경제 살리기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노조의 장기파업이 낳고 있는 현대차 자체와 협력업체들의 손실은 물론이고 나라 경제 전반의 충격은 정부가 방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현대차 노조의 6주째 부분파업이 빚은 생산 차질만도 1조3000억원에 이른다. 또 62개 주요 협력업체가 전면조업중단 위기에 빠졌고 해외 조립공장의 조업 중단도 우려된다. 이러다가는 이미 작년에 자동차 생산 5위국의 자리를 중국에 내준 한국 자동차산업의 기반이 급속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해외투자자들에게는 강성 노조가 파업을 일삼는 나라라는 인식이 더 짙어져 투자 기피가 확산될 것이 뻔하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 강행은 파업에 반대한 절반 가까운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일할 권리를 빼앗는 것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쟁의를 중지시키고 노동위원회가 중재토록 하는 긴급조정권의 발동 사유, 즉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하게 해치는 경우에 해당된다. 그러잖아도 우리 경제는 출구를 찾기 어려운 위기에 빠져 있다. 그런데도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을 넘어서서 경영권 참여,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 실시, 해외투자 때 노조와의 협의 등 노사 교섭대상이 아닌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물론 정부의 긴급조정권이 실제로 발동되지 않도록 노사 자율로 타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겠다면 정부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

노조측은 노사 공멸을 원하지 않는다면 즉각 파업 철회를 선언하고 휴가 뒤인 다음달 4일 생산을 전면 재개하는 가운데 회사측과 대화하기 바란다. 또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은 단위 사업장에서의 대리전을 통해 정치적 요구를 관철하려는 전략을 버리고 노사정 협의의 틀 안에서 현안들의 합리적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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